경제
명절 잔소리 대처법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세요!"
입력 2020-09-25 14:00 

'취업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둘째는 언제 갖니?'
추석이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명절 잔소리, 고부갈등, 불편한 사람들과의 만남 등등이 이유다.
어른들과의 대화로 추석, 설날 같은 명절이 스트레스인 사람들이 많다. '몇 학년이니? 공부 잘하니? 서울대 가야지. 열심히 해라.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 고생한 것 보답 드려야지' 대학생 쯤 되면, '취업은 언제 하니. 장학금은 받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렵게 취업을 하면, 결혼은 언제 하는지 물어본다. 또 망설이다 아이를 낳으면 둘째는 언제 낳는지, 질문을 받는다. 여기에 자식 자랑도 하신다. '우리 철수는 연봉이 7000이래. 차도 외제차로 바꿨어' 등등으로 말이다.
매년 마주하지만 매번 쉽지 않은 상황들, 어떻게 대처해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까?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는 "이런 질문은 관심이 없어서, 잘 몰라서가 첫 번째 이유"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관심은 성장의 마일스톤에 있기 때문에 대략 몇 살 때 무엇을 하고, 제 때 제 길을 가지 않으면 이상하고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취업하고 공부하고 아이 낳는 것 등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하지현 교수는 이어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지 말고 그냥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건강은 어떠세요?','임플란트 안하세요?'등등 그 나이 때 할 만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주변에 암 걸린 분들 많다던데, 암 검진은 받으세요?','검버섯이 있으시네, 우리 엄마는 얼마 전에 제가 피부관리 좀 받게 해드렸는데, 피부 관리 좀 받으세요' 등도 좋은 질문거리이다.
하 교수는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내가 재밌어 하는 이야기를 계속하라고 조언한다. 스포츠 이야기, 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 이야기 등을 하시면 된다. 경우에 따라 듣는 분이 호기심이 많으면 같이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재미없어서 다른 데로 간다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오랜만에 조카를 만났다면, '애인은 있니?', '애는 어떠니?' 등의 질문은 조카들이 싫어한다는 것. 따라서 이런 것을 물어보지 말고 요즘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말해 주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재미있게 본 유튜브 영상이나 미스터 트롯을 보는 데 그 중 누가 제일 좋더라, 같은 것이다. 또 눈에 보이는 작은 디테일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머리카락을 염색한 조카가 있다면 '그게 무슨 색이니, 궁금하다, 예쁘게 됐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부정적 판단을 하기 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보라는 것이다.
하지현 교수는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짧은 정보를 주세요. 객관적인 정보를 주면 그 것에 맞춰 이야기하고, 넘어가면 된다"며 "그렇게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대화를 끝내면, 무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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