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대통령, 군인들 앞에서 15분간 연설…`북한`은 단 한차례도 언급안해
입력 2020-09-25 11:46  | 수정 2020-10-09 12:40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우리 자신의 힘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평화를 만들고, 지키고, 키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후 살해된 사건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보다 직접적인 대북 메시지가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 이후 기념사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15분간의 기념사에는 '북한'이란 단어 자체가 없다. 전날 북한을 향한 '유감'을 밝힌 만큼 이날은 국군의 날 행사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자국민이 북한군에 살해된 잔혹한 사건에도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 취해야 한다.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념사의 대부분을 강군 육성을 위한 국군의 미래비전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 국군은 전통적인 안보위협은 물론,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테러와 재해재난 같은 비군사적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개념과 형태의 전쟁에도 대비해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의 구현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국군의 강력한 힘은 우리 과학기술의 역량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순수 자국 기술력으로 고등 전투기를 보유한 세계 열세 번째 나라, 강한 공군력을 갖춘 나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국의 안전과 평화를 만드는 강한 미래 국군으로 거듭날 것을 국민 앞에서 굳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군의 날 행사는 '평화를 만드는 미래국군'이라는 주제로 국군 역사상 최초로 특수작전을 상징하는 특전사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한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의전 차량이 아닌 국산 개발 전투차량인 전술지휘차량에 탑승해 무인전술차량, 차륜형장갑차, 전술드론 등 국산 첨단 장비와 함께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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