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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만에 불펜 대참사…우승 향기보다 ‘타는 냄새’ 진동하는 LG [MK시선]
입력 2020-09-25 09:15 
LG트윈스 류중일 감독.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LG트윈스가 9일 만에 역대급 역전패를 당했다. 9월에만 벌써 두 차례다. 한창 순위 경쟁을 할 시점에 당한 패배로 충격이 크다. 우승 향기는 싹 가시고 불펜 전체가 붕괴할 우려만 커지고 있다.
LG는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다이노스전에서 8-12로 패했다. 완패이자,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6회까지 LG는 7-1로 앞서있었다. 채은성의 투런홈런, 로베르토 라모스의 스리런 홈런, 이형종의 투런홈런까지 모두 홈런으로 점수를 올리며 기세를 올린 LG였다.
하지만 참사의 조짐은 7회부터 싹텄다. 선발 이민호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6회 이정용이 올라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런데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은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양의지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더니, 곧이어 박석민에게 솔로포를 맞고 7-4로 쫓기기 시작했다.
이후 진해수를 올려 이닝을 마친 LG지만, 8회 참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진해수가 선두타자 대타 나성범에 2루타를 맞고, 최동환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최동환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안타 2개를 허용하며 기름을 들이부었다.
결국 LG는 믿을맨 정우영을 올렸지만, 정우영은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송은범까지 올렸지만, 무기력하게 NC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8회에만 등장한 투수가 4명이고, 이들이 7실점을 합작했다. 9회초 라모스의 솔로홈런이 위안이었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LG가 5점 차 이상 리드를 지키다가 역전을 허용하는 장면은 올 시즌 들어 벌써 5차례다. 특히 순위 레이스가 한창인 9월에만 두 차례 나왔다. LG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0으로 앞서다가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정우영-고우석이 모드 등판했지만,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앞서 LG는 지난 6월 25일 키움과 잠실 더블헤더 2차전(5-8 패), 7월 16일 사직 롯데전(10-15 패), 7월 21일 수원 kt전(9-10 패)에서 5점 차 이상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허용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특히 롯데전은 10-4에서 10-15로, kt전은 8-1에서 9-10 역전패였다.

LG는 시즌 중반 연승 행진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다. 순위도 선두권에 근접하면서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우승이라는 목표도 눈앞에 있는 듯했다. 항간에서는 ‘우승 향기가 피어오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야구는 9회까지 마쳐야 승패가 결정된다. 유독 잦은 뒷심 부족에 LG의 우승향기는 싹 가셨다.
오히려 불펜 전체가 활활 타올라 전소리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LG의 불펜 운영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펜의 키(key) 역할을 해왔던 정우영이 최근 불안감을 보이며 7회나 8회 올라오지 않다가 결국 주자가 쌓이고 위기 상황에 올라와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도 LG 벤치는 학습효과가 없는 듯 같은 패턴의 불펜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불펜 전체가 흔들리는 LG에는 타는 냄새만 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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