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경 욜드포럼] "고령친화산업 공공이 주도…민간도 적극 뛰어들어야"
입력 2020-09-23 18:07 
(왼쪽부터) 박영란 강남대 교수(좌장)와 김은호 한국에자이 이사, 서지우 국림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팀장, 윤영섭 와이닷츠 대표, 이예하 뷰노메드 의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유용석 기자]

매경비즈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2020 욜드 이노베니션 포럼(이하 욜드포럼)'이 2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2층 코스모스&바이올렛에서 열렸다.
권진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정책연구센터장의 특별세션(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 지원과 서비스)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서지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팀장과 김은호 한국에자이 이사의 '치매정책의 변화와 산업화를 위한 제언', '치료예방과 치료를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한 발표로 이어졌다.
박영란 강남대 교수(좌장)와 김은호 이사, 서지우 팀장, 윤영섭 와이닷츠 대표, 이예하 뷰노메드 의장이 패널로 참석한 토론에서는 치매예방과 치료를 위한 서비스 개발, 관련 제도에 대한 민간과 공공의 입장에서 개선점 모색과 방안 모색에 대해 논의했다.
박영란 교수는 "고령친화산업과 관련한 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며 "2006년 제정한 고령친화산업진흥법과 노인장기요양법(2007년), 치매관리법(2011년)이 그것인데, 지금까지 국내 고령친화산업은 공공 주도로 추진돼 왔지만 민간도 적극 뛰어들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영섭 와이닷츠 대표는 인증, 에코시스템, 코로나19 등 세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윤영섭 대표는 "치매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면 효과적인 ICT 보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또 다수의 기업이 치매 예방에 기여한다는 공동의 목표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각각 플레이하고 있으며, 정보 공유 데이터통합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에코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공유 가능한 테스트베드에서 사용성을 높이고,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초부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보건행정력을 코로나19에 집중했고 비대면 서비스가 부족하다보니 돌봄공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데, 바로 여기서 스타트업들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윤 대표는 "당장 치매 영역에서는 기존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를 비롯한 스타트업들은 로봇을 활용해 완벽한 비대면은 아니지만 대면을 하더라도 로봇이 말을 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방향성이 정해지면 빠르게 내용이 공유되며 본격적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23일 열린 매경 욜드포럼에서 패널들이 고령친화산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유용석 기자]
에코시스템에 대한 스타트업의 입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윤 대표는 "다수의 기업이 치매 예방에 기여한다는 공동의 목표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보 공유 데이터통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인증의 경우도 효과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과 환자 모집에서는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면 공유가능한 테스트 베드에서 사용성을 보다 높일 수 있고 임상 공동 진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다양한 관계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예하 뷰노 의장은 치매 치료 관련 논의가 단순 연구개발 단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해 제품의 상용화가 중요하다고 봤다. 뷰노는 국내 1호 인공지능(AI) 의료기기 회사다. AI로 뼈의 나이를 알려주는 '뷰노메드 본 에이지'를 개발해 2018년 5월 국내 처음으로 AI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예하 의장은 "현재 당사의 제품은 다수의 종합병원이나 검진센터에서 활용돼 MRI를 분석하고 치매를 진단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면서 "후속모델은 실제 뇌 영역을 분석해 진단보조 뿐 아니라 실제 치매를 진단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는 현재 관련 제품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허가를 얻어 판매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의장은 "제품 개발 이후 실제 시장이 정말 창출되고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비용과 시간 등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선 현장 등에서 활용되고 에비던스를 쌓다보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은호 한국에자이 이사는 치매예방과 치료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코시스템)과 관련해 한국에자이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하고 있지만 이같은 활동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다시 말해, 치매관련 유관 사업자들이 사업을 영위하려면 수익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사회공헌에 빗대 역설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김은호 이사는 "치매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솔루션(제품)을 사용자가 비용을 들여 지불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비즈니스 모델로서 발전하려면 수익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김 이사는 "비즈니스화를 위해서는 치매관련 예방과 치료 등 전후방 사업이 함께 연계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치매관련 산업이 발전하려면 특정 회사 중심이 아니라 함께 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지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팀장은 치매관련 사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정부 '인증제'와 관련, 사업자들이 막연히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기 보다는 소규모라도 시범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효과 등에 대해 수치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업화하려는 제품에 대한 효과가 검증돼야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막연히 선언적으로 효과가 크다고 말하기 보다는 수치를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라는 취지다.
서 팀장은 또 "인증제는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고 있고 실행 시점은 어느 단계의 인증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그는 치매관련 사업자들에 "특정 계층보다는 서비스나 제품을 대중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며 "적정한 비용에 적정한 효과가 중요하다. 비싸야 효과가 좋은 것은 공공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비쳤다.
한편 욜드포럼은 매경비즈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욜드산업 유망 기업의 발굴·육성과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공동 기획한 행사다. 욜드(YOLD, young old)는 베이비붐 세대(65~79세)의 젊은 인구를 뜻한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 국내 욜드 세대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성신 / 전종헌 / 김경택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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