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고소득자 신용대출 막혀…집사기 더 힘들어져
입력 2020-09-23 17:44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고소득·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조치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자금이 부족한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과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는 15억원 초과(투기과열지구 기준) 고가 아파트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 활용됐던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23일 각 시중은행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지침으로 시중은행은 최대 2배까지 나오는 고소득·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우대금리를 하향 조정해 전반적인 신용대출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인데 하한선인 1.85%가 2%대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용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하는 30대가 많은데 신용대출마저 막으면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아파트를 6억원 후반대에 매입한 공공기관 소속 김 모씨(34)는 "부부가 각자 직장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놓은 데다 주택담보대출과 부모님 도움 등을 총동원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그러지 않으면 집도 살 수 없을뿐더러 외곽으로 밀려나야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를 온전히 내 돈만으로 사기는 힘들어서 고소득자들이 신용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금융당국 조치로 해당 부분이 줄어들 것"이라며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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