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베트남서 검거…30대 남성
입력 2020-09-23 17:15  | 수정 2020-09-30 18:04

성범죄 등 강력사건 범죄자들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해 '사적 처벌' 논란을 일으킨 일명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해외에서 검거됐습니다.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게시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공조 수사로 한국시간 22일 오후 8시께(현지 시간 오후 6시께)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A 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A 씨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 교도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던 지난 8일 이 사이트는 돌연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이어 사흘 뒤인 11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올린 입장문이 게시됐고, 그는 입장문에서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23일 오후 5시 현재도 운영되고 있으며 엄격한 법적 판단을 거쳐 신중히 결정돼야 하는 신상 공개가 개인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낳았습니다.

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한 남자 대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한 대학교수는 사실무근인 데도 '성착취범'이라는 누명을 뒤집어 썼습니다.

이에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경찰청 지시로 디지털 교도소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대구경찰청은 피의자가 해외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경찰청 외사수사과를 통해 인터폴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A 씨가 인접 국가인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를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인터폴 수배 최고 단계인 적색 수배서를 발부받았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부 수사팀은 A 씨의 은신처를 파악한 뒤 A 씨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청은 이 영상 속 남성이 A 씨라는 결론을 내렸고, 베트남 수사팀은 전날 저녁 귀가하던 그를 체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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