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벼랑끝` 화웨이 회장의 읍소…"美기업 제품 살테니 제재 재고해달라"
입력 2020-09-23 16:38  | 수정 2020-09-30 17:06

미국 제재로 반도체 공급로가 끊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최고 경영진이 "미국 정부가 (제재) 정책을 재고해주길 희망하며, 미국 정부가 허락한다면 미국 기업 제품을 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를 사용할테니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화웨이 최고 경영진이 미국 정부의 제재 관련 직접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23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협력사 대회인 '화웨이 커넥트'에 참여한 뒤 연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궈 회장은 이런 제안을 하면서 세계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 1위인 미국 기업 퀄컴을 언급했다. 그는 "퀄컴이 미국 정부에 수출 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퀄컴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 제작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를 위해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대만·일본 등 기업에서 반도체와 부품을 구매해왔다. 그러나 기업이 고사 직전에 놓이자 타국 기업을 제치고 미국 기업에 득이 되는 '빅딜'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가 발효되면서 화웨이는 반도체 공급에 극심한 차질을 겪고 있다. 화웨이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에 필요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기업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실제 궈 회장은 이날 행사 기조연설에서 "화웨이는 현재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생존이 우리의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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