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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화성, 테슬라 배터리데이 요구 해법…`전고체 배터리` 핵심소재 개발 부각
입력 2020-09-23 15:19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배터리 업계에 원가절감과 성능 개선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 국내 2차전지 업계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 가운데 정밀화학 기업 한농화성이 LG화학,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핵심소재인 전해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돼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및 화재의 위험이 없고, 5분 내 고속충전, 주행거리 800㎞를 달성할 수 있는 꿈의 차세대 배터리다.
23일 외신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를 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훨씬 싸고 많은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향후 3년 내 배터리 원가의 56%를 낮추는 내용의 로드맵을 밝혔다.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존 배터리 공정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배터리데이 행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본사 주차장에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에 따라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2차전지 내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가 외력에 의한 누출위험, 과충전, 열 충격 등에 따른 발화 및 폭발 위험성이 높았던 데 반해 전고체 전해질은 안전성이 높아 화재 및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밀도 덕에 고용량·고출력 전지 제조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현재 수시간이 걸리는 충전시간을 5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며, 주행거리도 800㎞대로 늘릴 수 있다. 전기차 및 2차전지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테슬라가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농화성은 국책과제 '리튬금속고분자전지용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 소재 합성 기술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LG화학이 참여기관으로 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한농화성은 전고체 배터리 고분자 전해질의 핵심소재인 가소제와 가교제를 개발했으며, 한국화학연구원과 LG화학은 이를 이용한 배터리의 안정화, 성능 평가 등을 담당하고 있다.

배터리데이에 앞서 2차전지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 차세대 배터리를 발표해 국내외 2차전지 업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LG화학 등에 배터리 주문량을 줄이는 것이 아닌 늘리려고 한다"며 우려가 일단락됐다. 한농화성은 LG화학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원료를 직접 공급받는 만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LG화학이 참여한 배경도 이 같은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터리 데이는 테슬라의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슈로 판단한다"면서 "또 전기차 시장 확대 측면에서 선발 배터리 업체를 포함한 전반적인 전기차 체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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