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최악 탄소 배출국 오명 벗나
입력 2020-09-23 14:59  | 수정 2020-09-30 15:06

"2030년 이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량 제로)을 달성하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UN)본부에서 열린 UN 75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인류는 자연이 거듭 보내는 경고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며 탄소배출량 '제로'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이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저감하겠다는 목표 연도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94억2870만톤)한 나라로, 2위인 미국 배출량(51억4520만톤)의 1.8배에 달할 정도다.
시 주석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조치를 도입해 국가 차원의 기부금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정부 지출 확대를 약속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각종 산업을 친환경화하는 데 거액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시장조사업체 샌포드C에 따르면, 중국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연간 1800억달러씩 30년간 총 5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시 주석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동참도 요구했다. 그는 "모든 국가들이 모두를 위한 혁신적이고, 합치단결하며, 열린 녹색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시 주석의 발언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한 본인 결정을 두둔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만연한 오염 실태를 무시한 채 미국의 기록적인 환경 (보호) 성과를 공격하는 이는 환경에 관심 없는 자들"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부각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환경 문제를 정치·외교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 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는 틈을 중국이 비집고 리더십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리 수오 그린피스 아시아 중국 기후정책 담당자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이 끝난 지 몇 분 뒤 시 주석이 UN에서 기후 공약을 한 것은 분명 계산이 잘 된 조치"라며 "기후 문제를 지정학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시 주석의 관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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