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서도 코로나 공방…트럼프 "중국 책임" vs 시진핑 "연대 강화"
입력 2020-09-23 08:56  | 수정 2020-09-30 09:07

제75차 유엔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일반토의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사상 최초의 원격회의 방식으로 막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 1명씩만 총회장 좌석을 지켰고, 정상들의 목소리는 미리 녹화한 영상 메시지로 대신 울려퍼졌다. 그러나 주요국 정상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놓고 갈라진 모습을 그대로 노출, 대유행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업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유엔본부 소재국 정상으로서 두 번째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기술, 인권 등 여러 전선에 걸쳐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녹화한 7분여에 걸친 연설에서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며 중국의 초기 대응을 맹비난했다.
그는 "유엔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계에 이 전염병을 퍼뜨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 직설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특정국에 대한 책임론보다는 글로벌 공동 전선을 강조하며 간접 반박했다. 시 주석 역시 사전 녹화 연설을 통해 "이 바이러스에 맞서 우리는 연대를 강화하고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며 코로나19의 '정치화' 중단을 호소했다.
주요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레이스가 벌어지는 가운데 자국 백신 제공 의사를 내놓은 정상들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유엔 직원들에게 모든 수준 높은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특히 자발적 접종을 원하는 유엔과 그 산하조직 직원들에게 러시아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를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했으나,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상태여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시 주석도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를 위해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년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 문제를 건너뛰었지만, 북한이 일반토의 주제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우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소개하면서 그의 외교 성과 중 한 사례로 미북관계 진전을 꼽았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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