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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징’을 울려라…거인을 춤추게 하는 에이스 [MK人]
입력 2020-09-23 05:00 
전준우(오른쪽)가 22일 열린 KBO리그 kt위즈-롯데자이언츠전에서 4회말에 1점 홈런을 날린 후 댄 스트레일리(왼쪽)가 건네준 공으로 징을 치려 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공만 잘 던지는 에이스가 아니다. ‘흥이 넘친다. 덩달아 거인도 춤을 춘다.
22일 사직 kt-롯데전에서 스트레일리는 화제의 인물이었다. 우선 7이닝을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롯데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째.
상대는 5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kt였다.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하는 건 에이스의 숙명이다. 스트레일리는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롯데가 1점도 내주지 않은 건 스트레일리의 ‘역투 덕분이다. 그리고 8점을 뽑을 수 있던 건 스트레일리의 ‘선물 때문이다.
롯데 더그아웃 한쪽에 놓인 ‘징(Jing)은 경기 전부터 화제였다. 스트레일리가 20일 NC와 더블헤더 1차전 패배 직후 ‘긴급하게 준비한 응원 도구였다.
특별 제작한 티셔츠를 나눠주고 커피를 돌리며 사기 진작에 나섰던 스트레일리다. 9월엔 응원단장이 됐다. 클래퍼(짝짝이)를 준비하더니 징까지 마련했다. ‘원 팀의 ‘원 골을 향한 에이스의 바람이 담겨있다.
이날 홈런을 터뜨린 이병규와 전준우는 스트레일리가 건네준 공(Gong)을 받아 징을 크게 울렸다. 득점할 때마다 롯데 더그아웃 분위기는 더욱 신명이 났다. 대거 6점을 뽑은 6회는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스트레일리는 징은 한국 고유의 악기이지 않은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 그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이 징 하나로) 다들 즐거워하니까 나도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편이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시즌이 아니다. 다들 지쳐있는 만큼 보다 즐겁게 시즌을 치르자는 마음에서 준비했다. 롯데 팬도 우리처럼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댄 스트레일리가 응원 도구로 준비한 징.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그는 홈런이나 득점 상황에 징을 울리려고 한다. 오늘은 처음이어서 그랬는데 앞으로 과하지 않도록 하겠다. 세리머니의 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징은 스트레일리가 사비로 구매한 것이다. 그는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유명한 장인이 제작한 징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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