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귀성 대신 추캉스 간다"는 사람들…지역민은 `비상`
입력 2020-09-22 11:30  | 수정 2020-09-29 11:37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명절 기간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했지만, 연휴에 귀성 대신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적은 국내 관광지로 몰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강원지역 주요 호텔·리조트의 예약률은 80~100%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 신라호텔·롯데호텔 등의 예약률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서울의 상황은 정반대다. 서울 신라호텔의 추석 연휴 예약률은 3~40%에 불과하다. 이는 인파가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피해 늦은 바캉스를 즐기는 '늦캉스족'과 긴 추석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나려는 '추캉스족'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있는 수도권 대신 비교적 확진자 수가 적어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때아닌 '추캉스', '늦캉스' 열풍에 시민들은 입을 모아 "이기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의 더욱 강력한 규제"를 요청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 모씨(28)는 "나 때문에 대구에 계시는 할아버지·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되실까 봐 추석 때 안 내려가고 버티는데, SNS에서 주말에 여행 다녀왔다는 게시물을 보면 짜증이 난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 중인 대학생 김 모씨(24)는 "다들 여행 가고 싶어 안달 나 있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며 그래서 "정부에서 연휴 동안 '이동 금지' 조치 내려주길 바랐던 건데. 추석 지나면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겁이 난다"고 밝혔다.
나들이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이는 지자체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만반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간을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원희룡 도지사가 직접 나서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원 지사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제주도는 비상"이라며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절대 오시면 안 된다.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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