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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17살 때 첫 발작, 거식·폭식 등 병과 성장...많이 호전"[전문]
입력 2020-09-22 09:1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해정 인턴기자]
가수 장재인이 힘겨웠던 시간들을 털어놨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는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악보 위에 약 봉투가 놓여 있는 모습과 녹음실에서의 모습이 담겼다.
장재인은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에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장재인은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내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놨다.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하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18살에 앨범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며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과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앞으로는 꽃길만 걷길", "늘 응원합니다 재인 씨", "제가 참 좋아하는 가수예요. 건강하게 노래해 주세요", "저에게는 장재인의 노래가 위로입니다" 등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다음은 장재인 글 전문>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겨요.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네요.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거만으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 줄 알죠, 고생 많았어요 정말.)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네.
거기에 내가 살아왔던 환경도 증상에 크게 한몫했을 거고. (엄마 미안! 하지만 노래하기로 맘먹은이상, 알죠.?)
그렇게 이십대가 된 나는 24살~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맘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1.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2. 나는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 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3. 무엇보다 일 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됨. (그전엔 약에 대한 반감에 길게는 삼 개월 복용이 다였음!)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에요.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니면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거든요.
내가 그랬던 거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이 좋겠다 싶어요.
첫 타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읽기에 괜찮을까 염려되고 미안해요 긴 글 여기까지 왔다면 또 고맙고. 잘하는 게 이야기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보려 해요.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은 생각보다 많이 닮은 것 같더라.
stpress1@mkinternet.com
사진| 장재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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