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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민정 "`한다다` 인기 비결? 청정 스토리+따뜻한 사람들"
입력 2020-09-22 07:00 
배우 이민정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대해 "오케스트라 같은 작품"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배우 이민정(38)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결혼·출산 이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였지만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연출 이재상)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덕분이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사랑과 가족애를 녹여내며 인기를 얻었다. 최고 시청률은 무려 37%(닐슨코리아)를 기록, TV 앞을 떠난 시청자들을 제대로 끌어모았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는 끝났지만 이민정은 여전히 한다다의 여운이 가득한 모습이다.
"올해 초부터 오랜만에 긴 호흡의 촬영을 하다보니 완급조절과 건강관리를 해야하고,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만들어지는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오랜 시간 해서 그런지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집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KBS2 꽃보다 남자(2009)로 본격적으로 TV 시청자를 만나온 이민정은 SBS 그대 웃어요(2009)로 단숨에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에도 그는 KBS2 빅(2013), MBC 앙큼한 돌싱녀(2014), SBS 돌아와요 아저씨(2016)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했지만 그대 웃어요에 이어 10년 만에 만난 한다다를 통해 주말극에서만 두 번의 홈런을 쳐냈다.
이민정에게 한다다는 오케스트라 같은 작품이었다. "장편에 인물이 많은 드라마는 처음인데, 예전에는 트리오, 관현악4중주 같았다면 이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어서 내가 치고 나와야 할 때, 내가 쉬어줘야 할 때가 확실했던 작품이었어요. 그 완급조절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을 맞춰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남녀노소 많은 시청자가 함께 울고 웃으며 본 만큼, 한다다 이후론 팬층도 한층 넓어졌단다.
이민정은 `한다다`에서 이상엽과 역대급 케미가 돋보이는 러브라인을 형성,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본방으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다운로드로도 보는 젊은 친구분들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주변에서도 다들 ‘재미있게 보고 있다, ‘잘 보고 있다, ‘편하고 재미있다 라고 해서 좋았고, 특히 어린 친구들의 반응이 뜨거워 놀랐어요. 팬사이트 만들고, 인스타로 사진 보내고, 쪽지 보내고 그러더라고요.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고,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부담감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한다다는 송가네 4남매가 모두 이혼했다는 다소 극단적 설정에서 출발했지만 현실감 있는 따뜻한 전개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민정 역시 "막장의 요소가 거의 없는 청정 스토리에 캐릭터들 모두 따뜻한 사람들라는 점이 가족드라마로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중 송나희 역을 맡은 이민정의 연기는 여타 드라마에서와 또 다른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실제로는 수더분한 듯 해도 여배우 아우라가 강한 탓에 전작들의 경우 극중 캐릭터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됐기 때문.
이에 대해 이민정은 "아무래도 미니시리즈는 멜로나 사건 위주가 많아서 거기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드라마는 가족이야기라 가족간에 갈등이나 문제 해결하는 내용이 일상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닮아서 연기적으로 접근하기가 수월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용적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지점들,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런 점이 한다다를 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 전반적으로 온기가 가득했던 만큼, 극중 송가네 식구들의 케미는 남달랐다. 서로 티격태격하다가도 막내 다희(이초희 분)의 파혼 이유를 알고 함께 복수하는 등 찐남매 케미는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리얼했다.
"오윤아 언니는 원래 친분이 있어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요. 다희가 나희에게 쪼는 캐릭터로 나오는 장면들을 사람들이 재밌어 했어요. 저는 실제 언니가 없지만 주변에 언니들이 동생들을 많이 잡는 경우들을 봤는데, 수학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실제로 다희가 엄청 긴장했죠. 미안했던게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였는데 이불을 덮고 있어 조금 세게 때렸는데 제 손이 매워서 그새 퍼렇게 멍이 들었더라고요. 초희씨는 괜찮다고 했지만 많이 미안했어요. 오대환 오빠는 극중에서 엉뚱한 얘기를 해서 나희가 뭐라고 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현실적인 장면에서 캐미가 잘 살았어요."
이민정이 극중 이상엽과의 러브라인에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며 케미를 보여줬다. 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드라마는 송가네 식구들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극중 나희와 규진(이상엽 분)의 러브라인도 시종 화제였다. 특히 이민정은 나희의 이혼부터 재결합하기까지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내야 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재결합하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고 공감하게 만들기에 나희의 감정이 너무 급진전된 부분이 없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작가님께선 가슴 한켠에 숨겨왔던 부분을 서서히 알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나희 캐릭터는 처음에 아니라고 부정했던 것이 한순간에 깨뜨려지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그 지점을 생각하면서 변화하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죠."
이민정과 이상엽의 연기 케미가 워낙 좋았던 탓에 극중 나희와 규진의 러브라인이 깊어질수록 시청자들 사이에는 이병헌(이민정 남편) 눈 감아라는 말이 유행이 됐을 정도. 이에 이민정은 "멜로가 위주인 드라마가 아니라서 특별한 애정신이 있지는 않았는데, 아들이 오히려 큰일났다는 반응을 했다. 아빠는 괜찮은데 아들이 아빠 화내겠다며 아빠의 눈치를 보더라"며 웃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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