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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요트원정대` 여정 중단, 결국 `회항` 결정...장기하와 송호준 `눈물`→촬영 중단 요청까지
입력 2020-09-21 21:32  | 수정 2020-09-21 21:4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새롬 객원기자]
요트원정대원들이 바다 위에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며 갈등을 겪었다. 결국 남십자성을 향하던 여정을 중단하고 뱃머리를 돌리기로 걸정했다.
21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 6회에서는 항해 6일차, 거친 파도가 몰아쳐 극한에 몰린 진구-최시원-장기하-송호준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식사 당번을 하기로 했던 임수빈 팀닥터가 극심한 멀미로 쓰러지는 바람에 김승진 선장 혼자 식사 준비에 나섰다. 배가 심하게 흔들려 제작진들이 촬영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김승진 선장은 '토마토 소고기 달걀국'을 준비했다. 김승진 선장은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고 토마토를 잘랐다. 장기하는 김승진 선장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러 내려갔다. 이어 김승진 선장이 건네준 토마토를 먹었다.
멀미에 지친 다른 멤버들은 "장기하는 멀미도 안 한다"며 부러워했다. 멤버들은 선실 안에서 기절해있을 최시원을 걱정했다. 진구는 "왜 하필 토마토냐"며 "토하고 마시고 토하고"라고 말했다. 진구는 이어 "오늘 제대로 토마토 되겠는데"라며 멀미를 호소했다.장기하와 송호준은 흔들리는 요트에서 겨우겨우 냄비를 옮겼다. 검은 파도는 위협적으로 배를 덮칠 듯 다가오고 있었다. 진구는 "지금 밥 먹을 상황이 아닌데"라며 "형님 식사하실 것이냐"고 송호준에 물었다.

대원들이 식사를 시작하려 하자 갑자기 파도가 요트를 덮쳤다. 냄비를 들고 있던 멤버들은 그대로 바닷물을 뒤집어썼다. 송호준은 "어우 짜다. 바닷물이 다 들어왔다"며 소리쳤다. 최시원은 잠시 후 겨우 밥 먹으러 올라왔다. 최시원을 위해 송호준과 진구는 파도가 잔잔한 자리를 비켜줬다. 최시원은 "첫날로 돌아간 느낌이다"라고 호소했다. 장기하가 "나는 멀미는 안 한다"고 하자 최시원은 "형은 선택받은 것"이라며 부러워했다.
김승진은 "오늘같은 강풍은 다시 안 만날 것"이라며 대원들을 안심시켰다. 진구는 "얘만 두번 다시 안 만나고 싶다. 불침번도 제가 6번 서겠다. 얘만 좀 어떻게 해주세요"라고 김승진 선장에게 말했다. 장기하는 "나도 처음에는 그냥 배타고 가는 건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진구는 "나는 한 순간도 만만한 적 없었다"고 말했다.
진구와 최시원은 밤이 되자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진구는 "이게 진짜 내 모습이다. 말 많이 하고 난 눈치 많이 보고. 카메라 앞에서 내 진짜 모습을 보이는 게 처음이라 너무 어색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형 보면 어느 순간엔 되게 편안하게 얘기를 하고 어느 순간엔 불편해 보일 때가 있었다'며 "형 표정이 이 상황이 불편하다는 게 보인 적 있었다"고 전했다.
장기하는 다음날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뱃 속에서 장기하는 엉금엉금 기어 재료를 꺼냈다. 급기야 컵과 그릇들이 쓰러지기까지 했다. 장기하는 그릇을 간신히 꺼내 재료를 준비했다.
장기하는 "밥은 먹어야 하니까 만들었다. 요리를 했다고 하기도 그런 게 생 식빵에 생식 햄이랑 치즈를 포장 벗기기만 해서 얹었다. 또 어디 깻잎이 돌아다니길래 얹었다"고 설명했다. 진구는 "폭풍 속에 기하가 빵을 만들어줬다"며 "기하야 고맙다"고 외쳤다. 장기하를 향해 대원들은 계속해서 칭찬했다. 송호준은 "내 인생 최고의 샌드위치야"라고 말했다.
장기하는 "그거를 기울어진 상태에서 겨우 배달을 하고 다들 먹는데, 그걸 맛있다고들 하는 거다. 근데 내가 나중에 먹어보니 진짜 맛이 없더라. 명백히 맛이 없는 걸 '최고의 샌드위치'라고 해주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장기하는 "항해하고 나서 가장 거센 파도를 만나면서 멤버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가 그날 처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급기야 지원선과의 연락도 끊겼다. 김승진은 지원선에서 오는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목소리가 잘 안 들리고 계속 끊길 정도로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상 최대의 위기에 휩싸인 원정대원들은 거대한 너울에 휩쓸려 점점 기울어지는 요트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있었다.
김승진은 "지원선 신경쓰지 말고 우리만 먼저 갔다가 올라오자. 빨리 목적 달성하고 오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장기하는 머뭇거리며 "찍고 계신 거냐. 안 찍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요청했다. 장기하도 이후 "저도 대화를 5분~10분 하고나서는 찍어도 되는 상황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이어 "꼭 처음 정해놓은 목표대로 다 가야 하는 건 아니"라며 조심스레 목표 수정을 제안했다. 진구는 "죄송한 마음과 졌다는 마음이 있다. 다른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했음 좋겠고 내 꿇은 무릎도 여러분들이 날 잡고 일어나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승진 선장이 "우리 진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항상 유쾌했던 송호준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송호준은 "서로 할 말 못하고 예민해진 상황을 빨리 극복해서 웃을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또 "뭐가 됐든 간에 서먹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사실 전 남십자성을 봤을 때 울컥하는 마음보다 여기 남태평양에 진입했다는 게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호준은 "시청자들은 남십자성하면 목표가 있어보일 것 같은데 우리 입장에선 육지를 향해 가는 게 아니니까 너무 힘들다"며 "추상적인 무언가를 향해 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여기 있는 사람들만 알고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김승진은 "이미 우리는 먼 길을 왔기 때문에 되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진도 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원들의 속마음을 처음 알게 된 선장의 마음 또한 무거워졌다.
김승진 선장은 결국 회항을 결정했다. 하지만 대원들은 그런 결정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김승진 선장은 "이 자리에 회항해서 다시 마라도를 경유해 제주도 경유해서 남해안을 진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기하는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저희의 나약함 ??문에 선장님의 프라이드에 스크래치를 낸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승진은 "돌아가면 어때. 괜찮다"며 대원들을 다독였다.
김승진 선장은 힘들어하는 대원들과 촬영팀을 위해 김치전을 만들었다. 송호준은 "사실은 가장 속이 쓰리실 것"이라며 울컥했다. 송호준은 "선장님 대단하시다. 계속 웃었다. 물론 아쉬워는 하셨다. '내 인생에 배를 돌려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 나였다면 촬영 안 한다고 했을 텐데 김치전을 너무나 맛있게 준비하셨다"며 감동했다.
진구는 "회항을 하기로 한 날이다. 마음이 김치전 뒤집듯 엄청 뒤집어지셨을 거다. 속에 열불이 나셨을 것이다. 근데 그 상황에도 우리들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려고, 그 선장님의 따뜻한 마음. 본인의 마음은 많이 무너졌을텐데 아직도 힘든 상황이었을텐데 우리를 위해 김치전을 해주시고. 맛도 있었는데 마음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고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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