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 27배 뛴 신풍제약…자사주 팔아 2150억 확보
입력 2020-09-21 20:34  | 수정 2020-09-21 23:58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호재로 올 들어 주가가 27배나 급등한 신풍제약이 대규모로 자사주 처분에 나섰다. 주가 급등 덕분에 신풍제약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한 해 순이익의 120배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신풍제약은 21일 자사주 128만9550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가격은 16만7000원으로 이날 종가 19만3500원보다 13.7% 할인된 수준이다. 매각가격 기준으로 총 처분금액은 2154억원에 달한다. 처분 예정 주식은 신풍제약 보유 자사주 가운데 25.8%를 차지한다.
매각일은 22일이며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된다. 처분 대상 자사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58만주는 홍콩계 헤지펀드인 세간티가 매수한다. 신풍제약은 공시를 통해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과제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고 매각 이유를 밝혔다.
신풍제약은 21일 전 거래일보다 2.3% 내린 19만3500원을 기록했다. 신풍제약은 올 들어서만 주가가 26.7배나 급등해 화제를 모았다. 신풍제약 시가총액은 10조2526억원에 달한다. 신풍제약 우선주는 올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다. 이 결과 신풍제약은 지난 8월 미국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이 1897억원에 그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20억원, 18억원에 그쳤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시가총액이 과도하게 높아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가 많았다. 이번에 매각한 자사주로 얻는 현금만 120년치 순이익에 달한다. 신풍제약은 시가총액 10조원에 달하는 중형주지만, 증권사가 별도로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 신풍제약의 21일 자사주 매각 공시는 장마감 직후 나왔으며,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이 회사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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