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화학 매수하라던 증권사, 자기들은 200억어치 팔았다
입력 2020-09-21 17:30  | 수정 2020-09-21 20:53
LG화학 전지(배터리) 사업부문을 분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LG화학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도 LG화학의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측면 지원했는데, 실제 투자 집행은 달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다는 소식은 16일 처음 전해졌고, LG화학은 다음 날인 17일 공시를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이후 증권사들이 LG화학에 대해 내놓은 보고서는 모두 8건인데, 모두 물적분할 결정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16~21일 4거래일간 LG화학을 164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으로 투자했을 경우 분류되는 금융투자는 이 기간 86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는 분할 소식이 전해진 첫날인 16일 LG화학을 252억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는 LG화학이 공시를 통해 밝힌 17일 8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다음 날인 18일 다시 37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21일에는 118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사모펀드 역시 16~21일 4거래일 동안 4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16~21일 LG화학을 3069억원 팔아치웠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LG화학을 4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해 대조를 이뤘다. 전체 순매수 금액만 3063억원에 달한다. LG화학 주가가 하락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 타이밍으로 본 결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증권사들에 수익을 안겨주는 주요한 거래처"라면서 "각종 사업과 연관된 기업들에 리서치센터가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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