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화값 8개월만에 1150원대…코로나사태 이전 수준 회복
입력 2020-09-21 17:29  | 수정 2020-09-22 00:07
달러당 원화값이 6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올해 1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150원대에 진입했다. 위안화 강세와 달러 약세 영향을 받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인 1160.3원보다 2.3원 오른 1158.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1월 15일 1157.0원 이후 최고치로, 연고점인 지난 1월 13일의 1156.0원에 근접했다. 올해 장중 연고점은 1150.6원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8월 유로화 강세로 인해 줄곧 달러화가 약세였지만 원화는 강세를 띠지 못하고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며 "지난주부터 비로소 위안화 강세가 본격화되면서 약달러 영향이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감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위안화 강세를 계기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연고점을 새로 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2월부터 6개월 넘게 1180원 선을 지켜온 달러당 원화값이 21일 1150원대로 치솟는 데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1150원대 후반까지 급하게 치솟긴 했지만, 지난주 위안화 강세를 감안하면 원화값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해석한다. 코로나19 이후 지나치게 둔감했던 달러당 원화값이 그동안 쌓여 있던 달러약세·원화강세 재료를 한꺼번에 반영했다는 의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겠다는 시그널을 준 이상 1150원대 원화값은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150원대를 깨고 1130~1140원 등으로 더 오를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비관론이 우세하다. 장보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50원 선은 미·중 갈등이 대두된 이후 지난해 중반부터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다"며 "글로벌 경기 정상화 등이 가능한 내년 하반기에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와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올 정책 방향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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