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공급 씨마르니…개포재건축 분양권 1년만에 두배, 강북도 분양권 품귀
입력 2020-09-21 16:45 

"신축아파트는 점점 더 귀해질거라고 하니 다들 분양권에 관심이 높은데, 서울에선 워낙 분양권이 귀해서 나오자마자 팔려요."
21일 서울 일원동 디에이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 분양권은 금액이 큰데도 금방 거래된다. 매물이 귀해서 (매수하려고) 전화번호 남겨놓은 손님도 꽤 많다"고 했다.
대출·세금·임대차까지 전방위적 규제로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반토막났지만 드문 거래 속에서도 아파트 가격은 거래가 될 때마다 종전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대장주 아파트들이 속속 신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신축아파트 입주권과 분양권도 신고가가 터지고 있다.
지난 달 30일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 분양권이 30억원에 거래됐다. 개포지구에서 전용 84㎡가 30억원대에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8년 3월 분양 당시 분양가가 14억원대였는데 입주 1년을 앞두고 분양가의 두배가 넘는 16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통상 아파트는 입주 직전에 급상승하곤 하는데 이곳은 입주까지 1년이나 남은 상태여서 가격상승이 이례적으로 가파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조합원 물량이 없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여서 총 1996가구 가운데 300여개 장기전세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분양 물량이 1690가구였다.이번에 거래된 물량은 일반분양자가 내놓은 물건이다.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적용받지만 세대원이 생업상 사정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는 전매가능하도록 돼있다.

일원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인이 지방으로 이사가면서 예외적으로 거래가 허가된 매물이다. 워낙 매물이 귀하다보니 가격이 높은데도 나오자마자 팔렸다"고 했다. 지난 7월에도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권이 25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만에 5억원이 오른 30억원에 거래된 것이다.
분양권은 일반분양받은 사람이 새 집을 취득하는 권리다. 서울은 분양권전매제한 금지 규정으로 '전매 금지 예외'를 인정받은 매물만 시장에 나올수 있다. 희소한 물건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조합원 매물이 많은 것도 아니다.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수 있는 입주권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규정으로 인해 '예외가 허용된 매물'만 시장에 나올수 있다.이렇게 분양권과 입주권 모두 규제로 공급은 드문데, '똘똘한 한채' 열풍으로 신축 수요는 폭발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는 해석이다.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 상승은 강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는 10월입주 예정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은 전용 59㎡가 지난달 12억500만원에 손바뀜됐다. 분양가가 5억4000~5억7000만원대였는데 입주때까지 시세가 분양가의 두배를 넘어섰다. 양천구 신정동 래미안목동아델리체는 내년 1월 입주예정인데 현재 프리미엄이 7억~8억원가량 붙었다. 공급가는 8억원대였는데 전용 84㎡가 지난달 초 15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마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도 입주때 시세는 분양가의 더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59㎡는 분양가가 8억원대였지만 지난달 1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똘똘한 한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데다 신축 수요 감소로 인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신축 아파트 호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3~4년 집값 상승 국면에서 가장 많은 상승세를 보인 아파트는 신축이다.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 아파트의 연식에 따라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입주 5년 이내 신축은 13억8743만원으로 준공 10년차(9억1642만원)보다 5억원 가량 비쌌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민간 분양 공급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3주간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는 한곳도 없다. 규제로 인한 공급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공급가를 낮춰서 공급할바에는 분양을 미루자고 하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1만2000가구 둔촌주공 재건축만하더라도 낮은 분양가에 반발하며 공급을 미루고 있다.
개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갈수록 신축을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서울에서 공급되는 새 아파트 숫자는 계속 감소하니, 재건축이나 청약을 기다리기보다 차라리 신축 아파트를 사버리자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6·17, 7·10, 8·4 등 부동산 대책 3연타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전월(1만6002건) 대비 반토막(57% 감소) 났다. 그러나 거래 감소가 실거래 하락은 아니라는 얘기다. 신길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많이 올랐다지만 신축은 계속 더 오른다는 믿음이 시장에 강하다. 지방 사람들도 투자용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를 사려다보니 실수요와 투자자들이 겹쳐서 거래량이 줄어든 것에 비해 분양권 거래가 잘 되는 편"이라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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