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주일새 국내 주식펀드서 탈출한 1조원…어디로 갔나 했더니
입력 2020-09-21 16:20  | 수정 2020-09-28 16:36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자금 1조원이 최근 한 주 사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한편, 미국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입세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14~18일)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ETF 포함)에서 유출된 자금은 1조 33억 원에 달했다. 코스피200 등 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 주식형 펀드에서는 6500억 원, 유망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형에서는 3500억 원 각각 빠져나갔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펀드는 TIGER200, KODEX200 등 코스피200 지수에 투자하는 ETF로 각각 1240억 원, 860억 원 가량이 유출됐다. 한 달로 범위를 넓히면 유출 규모는 각각 1700억 원, 3300억 원에 달한다. 그 외 KODEX레버리지,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에서도 일주일 새 각각 640억 원, 440억 원이 빠져나갔다. 국내지수 상승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이 투자를 회수한 셈이다.
지난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이틀 연속 '따상'한 이후로 연일 하락세를 그리자 공모주 펀드에서도 자금이 유출되는 양상이다. 이 기간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펀드,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 펀드에서 각각 230억 원, 13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투자 수익을 편입하기 위해 IPO(기업공개) 우선배정 혜택이 주어지는 코스닥벤처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미국주식형 펀드에도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북미주식형 펀드에는 610억 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한달새 145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최근 한달새 글로벌 주식형 펀드 중 유의미한 유입세가 있는 지역은 북미가 유일하며 그 외 유럽, 중국, 신흥국, 동남아 주식형 펀드에서는 모두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이 같은 미국시장 쏠림 현상은 글로벌 펀드시장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1~17일 기준 북미펀드에는 232억 5000만 달러(약 26조9120억 원)가 순유입되는 등 지난 2018년 3월 이후 주간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미국 펀드 또는 직접 투자로 전환했거나 증시 주변 예탁금으로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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