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석 대목 앞두고"…청량리 전통시장 화재에 망연자실한 상인들
입력 2020-09-21 14:17  | 수정 2020-09-28 15:04

"대목이라서 물건도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마음이 찢어집니다."

오늘(21일) 새벽 추석 연휴를 앞두고 큰 불이 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의 상인 54살 고모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냉장창고를 운영한다는 그는 "보관 중이던 과일은 거의 다 탔다고 보고 있다"며 "살아남은 과일도 연기가 배어 팔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창고를 임대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유통량 손해가 엄청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오늘(21일) 오전 4시 32분쯤 발생한 화재로 오전 10시 30분까지 청량리 전통시장, 청과물시장에서 점포와 창고 20개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습니다. 이 중 7개는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불은 전통시장 내 통닭집에서 발생해 인근 청과물시장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발생 약 3시간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불길이 지나간 청과물 점포들은 지붕이 무너지고 쌓아둔 과일들이 불에 그슬리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점포들 사이 통로에는 귤, 포도 등이 검게 타거나 짓눌린 채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소방 요원들이 헬기 등을 동원해 진압작업을 벌이는 동안 피해 상인들은 피어오르는 연기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청과물 점포 주인 이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잔뜩 쌓여 있던 과일을 전부 폐기해야 할 것 같다"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다른 상인 A씨는 "불이 났을 때 가게에 있었다"며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서 끄려고 했는데, (불길이) 너무 커져서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화재 피해를 입은 전통시장 점포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습니다.

다만 구청에서 설치한 화재 알림장치가 작동해 상인들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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