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제2의 테슬라 꿈` 서학개미 울린 `사기의혹` 니콜라 창업자, 경영진서 사임
입력 2020-09-21 14:02  | 수정 2020-09-22 14:36

'제2의 테슬라'기대감 속에 유명 기업은 물론 한국 개미(개인 투자자)까지 줄줄이 주식 구매에 나섰던 미국 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 창업자가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니콜라는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 제네럴모터스(GM)와 독일 보쉬, 한국 한화 등 대기업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 6월 블룸버그 통신에 이어 이달 초 힌덴버그리서치가 사기 의혹을 제기 하면서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동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트럭·운송분야 전문지 프라이트웨이브는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가 최근 경영진에서 물러났다고 이날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밀턴 창업자는 니콜라 최대 주주 지분은 유지하지만 더이상 회사 운영에는 관여할 수 없으며 경영진 사임은 창업자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턴은 니콜라 전체 지분의 20%에 해당하는 8200만 주를 소유하고 있고 이는 최근 시세를 감안할 때 약 28억 달러(우리 돈 3조 2449억원)어치에 달한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 제조업체임을 내세웠지만 현재로서는 관련 매출이 0원이다. 지난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무부가 '투자 사기 의혹'을 문제 삼아 니콜라에 대한 조사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사는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청이 담당하고 있으며 SEC와도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EC와 연방 검찰 조사 결과 니콜라 측 사기 의혹이 드러나면 SEC는 민사소송, 연방 검찰은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무부와 SEC 측 조사 움직임은 지난 10일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 폭로 보고서를 낸 후 현지 투자자들과 증권소송 전문 로펌 로젠이 니콜라를 상대로 투자자 집단소송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나왔다. 니콜라는 제너럴모터스(GM)가 20억달러에 해당하는 니콜라 지분 11%를 인수해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밝힌 후 지난 8일 주가가 하루 새 40.79% 폭등했지만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온 것을 전후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15일 기준으로 8일 대비 주가가 34.40% 떨어졌다.
힌덴버그는 보고서에서 "니콜라 전직 직원과 독일 협력사 현직 대변인, 직원 메시지 등을 분석한 결과 2017년 니콜라1 수소트럭 주행 홍보 영상은 주행 능력이 없는 트럭을 높은 언덕 위로 끌고 가 내리막길에서 밀어뜨려 찍은 것"이라면서 "니콜라는 그간 투자자들을 향해 수소배터리 기술, 태양광 시설 등을 보유했으며 트럭을 생산 중이라고 광고해왔지만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고 폭로했다. 힌덴버그는 이런 정황을 토대로 니콜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 나섰다. 앞서 6월에도 블룸버그 통신이 니콜라 사기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밀턴 창업자는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는 반응을 냈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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