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활하수 보면 코로나 확산 속도 알수 있다
입력 2020-09-21 13:52 
하수관 분석통해 코로나 19 확산 파악 흐름도.

생활 하수를 통해 코로나19 지역내 확산 속도와 감염자 수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윈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성표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 공학교수 연구팀은 지난 5월 대구지역의 한 하수처리장 유입수와 슬러지내에서 코로나19바이러스 검출에 성공했다. 김 교수는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날은 하수처리장이 속한 지역 내에서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던 날"이라며 "확진자로 집계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지역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하수 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역학조사 속도보다 지역 확산 속도가 빠른 경우에는 하수 조사를 통해 1차적으로 감염자 증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네덜란드와 영국,미국 등 전세계 각국에서도 하수를 기반으로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미국 툴레인대학·일본 훗카이도대학 공동 연구팀은 지난 4월 미국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에서 코로나19의 RNA를 검출했다. 연구팀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하수처리장에서 하수 샘플을 수집해 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15개의 샘플 중 2개의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8월 25일 종합환경과학회지에 실렸다.연구팀은 일본 야마나시현내에서도 코로나19바이러스 RNA를 검출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총 6개 하수처리장 유입 하수에서 코로나19의 유전적 흔적을 추적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지난 2월 6일부터 3월 25일까지 6개 구역 하수에서 코로나19 유전적 지표물질을 추적조사한결과, 유럽에서 대규모로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될수록 하수 내 코로나19 유전물질 농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생활하수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하수 속 사람의 배설물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 뿐 아니라 사람의 소변·대변 속에서도 배출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은 호흡기와 혈청보다 분변에서 더 장기간에 걸쳐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역학조사로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무증상 감염자들의 분변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때문에 역학조사보다 감염자수를 파악하기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해 표준화된 검사법과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다면 매일 특정 지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를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조기경보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각국 연구진들의 판단이다.한국의 경우 도시지역 평균 하수 처리율이 95.9%에 달해 생활하수 모니터링을 통한 코로나 확산세 진단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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