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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AJ그룹 컨소시엄, 대림오토바이 인수 완료
입력 2020-09-21 10:21 

[본 기사는 09월 16일(10:5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AJ그룹-A2파트너스-라이노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하 AJ그룹 컨소시엄)이 대림오토바이를 최종 인수했다. 주식매매계약 체결 두 달 여만에 거래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AJ그룹은 두 곳의 사모펀드와 함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J그룹 컨소시엄은 전날 대림오토바이 인수 작업을 마쳤다. 지난 7월 9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지 약 두 달 만이다. 거래 대상은 대림산업과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대림오토바이 지분 100%다.
컨소시엄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대림오토바이와 AJ바이크를 모두 사들였다. 펀드는 총 55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구주인수에 300억원, 신주발행에 200억원의 자금이 각각 투입된다. 공제회와 캐피털사 등의 기관이 4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에퀴티를 책임졌다. AJ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로서 150억원 어치 후순위 트랜치로 참여했다. AJ그룹에겐 대림오토바이와 AJ바이크에 대한 우선매수권이 주어졌다.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매각 측 법률자문을 맡았다. 인수 측은 삼정KPMG(회계)와 법무법인 린(법률)에 자문을 맡겼다. AJ그룹과 대림그룹은 별도의 재무자문사 없이 거래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펀드 투자처에 대림오토바이 외에도 AJ그룹의 자회사(AJ바이크)도 포함된 게 눈에 띈다. 컨소시엄은 두 곳의 오토바이 회사를 함께 경영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보고 이러한 구조를 만들었다. AJ바이크는 AJ그룹에서 오토바이 렌털 사업을 맡고 있으며, 모빌리티 부문 지주사인 'AJ M'의 자회사다.
시장 관계자는 "후순위를 책임진 AJ그룹이 향후 대림오토바이와 AJ바이크를 모두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최선"이라며 "두 회사를 펀드 한 곳에 모아 통합 경영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시너지 창출에 용이하다 본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오토바이는 국내 1위 오토바이 제조사로 친환경 이륜차 사업에 힘쓰고 있다. 스즈키, 혼다 등 일본기업보다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최근 홈플러스 매장에서 전기스쿠터 판매를 시작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륜차 렌탈 시장 1위인 AJ바이크도 배터리 공유형 전기오토바이 개발에 적극적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KT와 함께 '모빌리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실무 경험을 주고받았다. 컨소시엄은 이런 점을 고려해 대림오토바이 임직원들의 고용도 일정기간 보장하기로 했다.
AJ그룹은 컨소시엄과 함께 두 회사를 한국판 '고고로(Gogoro)'로 키울 방침이다. 대만 회사 고고로는 세계 1위 전기이륜차 공유업체로 '스쿠터계의 테슬라'란 별명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전기스쿠터를 출시해 전례 없는 혁신을 일궈냈다. AJ그룹 역시 퀵서비스·프랜차이즈·배달대행 업체 등의 고객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고고로처럼 모빌리티 제조·서비스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얘기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오토바이 시장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모빌리티 산업의 관점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이륜차 연구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두 회사가 합심한 만큼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AJ그룹과 손잡고 거래를 마친 두 사모펀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교적 짧은 트랙 레코드를 가진 신생 회사이기 때문이다. A2파트너스는 H&Q코리아, VIG파트너스를 거친 이상윤 대표가 지난해 설립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로 지난 2014년 설립됐으며 PEF 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병준 부사장이 이번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효성캐피탈 기업금융팀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거쳐 지난해 라이노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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