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가, 트럼프와 첫 정상 간 통화…"24시간 언제라도 전화하기로"
입력 2020-09-21 10:01  | 수정 2020-09-28 10:04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나흘 만인 어제(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여는 것으로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35분쯤부터 약 25분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회담을 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관저에서 직접 취재진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동맹 강화에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미일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며 이에 자신은 "미일 동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기반"이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정상은 또 북한 문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보급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선 "조기 해결을 위해 과단하게 대응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는 문제에서도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일련의 회담 후에 "매우 보람을 느낀다"면서 각국 정상과의 전화회담을 통해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습니다.

이에 앞서 스가 총리는 이날 저녁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전화회담을 열어 '지역의 동지국'(同志國·뜻을 같이 하는 나라)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지병을 이유로 사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임으로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가 다른 나라 정상과 회담한 것은 스콧 총리가 첫 번째입니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경선 과정에서 외교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계속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회담 37차례 가운데 한 번을 빼고는 모두 동석하고, 러시아·중국·한국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할 때 전부 보고를 받아 왔다며 자신이 외교에 능숙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반박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스가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계기로 '아베 외교'를 계승하는 '스가 외교'를 펼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스가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다음으로 전화회담을 추진하는 외국 정상이 누구인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했지만 역사 인식 문제를 놓고 대립해온 한국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인상을 풍겼습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전화회담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관저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총리는) 중국과 달리 한국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라며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가 총리는 안보 중심의 대미 외교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을 오는 22~25일 워싱턴에 파견합니다.

기타무라 국장은 이번 방미 중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미일 동맹에 기반을 둔 스가 내각의 안보 정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간 대립이 치열해지는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와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에 따른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스가 총리는 내일(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작되는 각국 정상의 유엔총회 일반 토론 연설에 비디오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스가 총리는 그제(19일) 관저에서 유엔총회에 보낼 약 10분 분량의 비디오 연설을 녹화했습니다.

스가 총리의 첫 유엔 연설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6일 예정돼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내달 도쿄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회담이 성사되면 스가 총리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직접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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