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중독 후 SNS에 근황 공개
입력 2020-09-20 09:39 
[사진 출처 = 알렉세이 나발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는 19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혼자서 걷는 사진을 게재했다.
나발니는 병원 계단을 걷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당신들은 나를 단지 '살아만 있는 사람'에서 다시 현대 사회의 고등 생명체가 될 기회가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베를린 샤리테 병원 의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제 나는 계단을 걸을 때 다리가 떨리는 사람"이라며 "전화기가 마치 돌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그는 오른손을 계단 난간에 가볍게 올려놓았으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걷는 모습으로, 비교적 건강을 되찾은 것처럼 보인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지난 8월 20일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여객기에 탑승하기 직전 공항에서 차를 한 잔 마신 뒤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여객기에서 쓰러졌다.
이후 독일의 지원으로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이달 7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났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의 몸에서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지난 2018년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에 대한 독살 미수 사건에도 사용된 독극물로,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도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을 확인한 바 있다.
반면 나발니를 처음 치료한 러시아 당국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 정부에 혐의를 두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어떤 혐의 제기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독살 시도를 강력 부인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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