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모주 광풍에 개미들 우대해 준다더니…빅히트도 `그림의 떡` 될듯
입력 2020-09-16 16:16 
방탄소년단(BTS) [사진 제공 = 빅히트]

다음달초 진행되는 빅히트 청약 때는 개인투자자들의 일반 청약 비중이 현행 그대로 수준인 20%로 유지된다. 개인투자자들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공모주 제도 개편이 추진 중이지만 시간상 제약으로 빅히트 이후의 상장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5~6일 청약에 들어가는 빅히트는 현행 공모주 배정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이고 24~25일 기관수요 예측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 제도 개편안이 확정해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바꾸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예측이 전부터 계속 나왔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금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며칠 후로 다가온 빅히트 청약 때 개정사항이 적용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고 공모주 시장 과실이 기관과 고액자산가에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달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공모주 제도 개선 사업 나섰다. 예를 들어 일반 청약자 물량 중 절반 정도는 소액 청약자를 우대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해 증거금을 많이 내지 못한 개인도 공모주를 살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당국은 당초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공모주를 많이 살 수 있는 현행 안분 배정 방식을 손보는 데 방점을 찍었지만, 일반 청약 몫 자체를 키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행 20% 배정인 일반 청약자 물량을 키우는 것이다. 만약 일반 청약 비중을 늘리면 높은 공모주 문턱에 소외감을 느꼈던 개인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의 경우 약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내야 5주를 배정받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는데 개인배정 물량이 늘어나면 같은 증거금에도 받을 수 있는 양이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IPO 대어나 흥행 공모주가 아닌 이상 개인물량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주 흥행 실패시 개인이 의도하지 않게 많은 물량을 떠안게 되며 상장 후 주가 하락 시 개인들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당국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과 달리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 후 주가가 내리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