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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흙수저 박보검의 도전을 응원합니다[모이라 뷰]
입력 2020-09-15 17:5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성정은 기자]
드라마 ‘청춘기록은 배우 박보검이 해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 작품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뚜껑을 열고 보니 '흙수저' 박보검의 꿈과 도전을 더 간절하게 응원하게 된다.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극본 하명희, 연출 안길호)에서 박보검이 맡은 사혜준 역은 모델로 시작해 배우의 꿈을 꾸나 몇년째 지지부진한 채 다시 군 입대 영장을 받아들었다. 기대하던 영화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미뤄둔 입대를 결심한 사혜준 앞에 다시 극적으로 날아든 기회. 박보검은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하기로 한다.
박보검은 흙수저다. 아빠는 건축 공사장에서 일하고, 엄마는 도우미로 일한다. 대기업에 취직한 형은 '개천에서 난 용'으로 대접받는다.
반면 사혜준의 친구 원해효(변우석 분)는 '금수저'다. 사학 재단 집안에 엄마는 교수다. 엄마는 아들 일에 매니저처럼 두 팔 걷고 나서 캐스팅에도 '작업'을 하고, 아들의 SNS 팔로워도 돈으로 하루에 몇천명씩 늘려준다.

비슷하게 시작했고, 처음에는 더 주목받던 사혜준과 원해효는 지금 역전됐고 간극이 제법 벌어졌다. 원해효는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고, 광고도 찍고, 화보도 찍는다. 사혜준은 유명 디자이너의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뒤 백 하나 없이 자기 힘으로 씩씩하게 버텨왔지만, 제자리다.
'흙수저' '금수저' 세태가 저절로 떠오르는 사혜준, 원해효다.
드라마는 현실 그대로다. 흙수저 사혜준의 인생은 독립적이나 고되다. 금수저 원해효의 성공기는 불공정하지만 탄탄대로다.
흙수저의 성공기는 드라마의 단골 설정이다. 주인공 스스로 열심히 해서, 잘해서,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다. 일도 사랑도 다 차지한다. 반면 금수저는 '헝그리 정신'이라는게 없다보니 결정적 한방에 무너지거나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안되는 사랑 앞에서 벽을 치며 망가지곤 한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흙수저 주인공을 응원한다. 주인공이라 설정상 응원하게도 되고, 이왕이면 자수성가하는 스토리가 마음을 때리기도 한다.
'청춘기록'의 박보검은 어느 때보다 주목 받는 '흙수저'다. 사회 지도층의 불공정이 이어지고, 내 집 장만은 말 그대로 꿈이 되면서 수저 색깔이 평생 가게 되다 보니 박보검을 응원하는 마음도 더 클 수밖에 없다.
가족의 푸대접까지 받으며 설움 폭발했던 사혜준은 대기업에 다니다 꿈을 찾아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된 '덕후' 안정하(박소담 분)를 만나게 되고, 알게 되고, 속 얘기를 털어놓으며 여사친 이상의 핑크빛을 뿜어내고 있다. 일로는 입대를 결심하며 머리를 깎으려던 차에 마지막으로 날아든 캐스팅 기회에 다시 한번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드라마는 적절히 현실이 반영돼야 공감을 사지만, 그러면서도 판타지여야 위로를 준다. 그게 드라마의 매력이고, 마력이다. 2020년 상상초월 코로나19까지 덮친 현실의 '기울어진 운동장'과 달리, 운동장을 끝내 평평하게 고를 판타지가 더 간절하다.
박보검은 세월이 흐른 뒤 스폰서 의혹을 다시 거절했다. 화보 모델로 끼워준 친구의 호의에 작아지고, 아버지의 속내와 다른 말에 상처 받고, 눈 앞에는 막바른 입대 영장이 날아들었지만 박보검은 그래도 다시 어깨 펴고 당당하다. 수저 색깔을 떠나 이런 청춘, 잘 되길 응원한다. '청춘기록'을 눈으로 호강하고, 마음으로 응원하며 본방사수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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