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페북서 文대통령 영문명 한글로 번역하니 `문재앙`…혐오표현 방치논란
입력 2020-09-15 13:09  | 수정 2020-09-17 14:37

페이스북이 문재인 대통령의 영문명을 한글로 자동 번역하는 과정에서 비하성 표현을 사용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공식 영문명 'Moon Jae-in'을 입력한 후 한국어로 자동 번역하는 기능을 사용하면 '문재앙'으로 표기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났다. 'President Moon Jae-in'은 '문재인 대통령'으로, 'Moon Jae-In'은 '문재인'으로 올바르게 번역됐다. 일부 외신 기사 등에 나온 'Moon Jae-in' 역시 '문재인'으로 정상 번역됐지만 문장이 아니라 'Moon Jae-in'이라는 고유명사만 단독으로 쓸 경우 '문재앙'으로 번역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은 'reporter'를 '기레기'로 자동 번역하는 것으로 확인돼 혐오표현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월평균 이용자수가 각각 1000만명에 가까운 거대 SNS로 특히 10~30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페이스북은 올해 1월께 미얀마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자동번역 과정에서 '똥구덩이(Shithole)'로 표현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미얀마 방문과 정상회담을 알리는 버마어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시 주석의 이름이 '똥구덩이'로 자동번역됐다. 당시 페이스북은 성명을 내고 "이 문제는 우리 상품의 작동 방식을 나타내지 않으며 이 일이 초래한 모욕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인종차별 등 혐오표현을 방치한다는 논란이 제기돼 올해 6월께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보이콧(불매)을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을 '폭도(thugs)'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스타벅스,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 거대 기업들의 페이스북 광고 불매 운동 영향으로 페이스북 주가는 하루새 8.3% 하락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페이스북의 번역 오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아직 정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페이스북의 자동번역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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