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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차기 총재에 쏠리는 시선 [김대호의 야구생각]
입력 2020-09-15 13:03  | 수정 2020-12-01 09:31
코로나19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KBO가 차기 총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미증유의 상황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출범 39년 만에 처음으로 관중 없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KBO리그는 올해 구단당 150억 원에서 2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매출이 한정돼 있는 국내 프로야구 시장으로 볼 때 도산 위기다.
지난 해까지 그룹에서 광고비 명목으로 평균 150억 원 가량의 지원을 받아 어렵게 손익분기점을 맞춰 온 프로야구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룹이나 계열사로부터 두 배 이상의 지원금을 받아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살림살이를 줄이는 것이다.
벌써부터 각 구단은 이번 시즌 뒤 엄청난 구조조정 한파를 예고하고 있다. 코칭스태프 축소 및 선수단 대량 방출, 연봉 삭감 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로야구 최대 위기라 할 만하다.
이 와중에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올해 12월 말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정 총재는 3년 임기 동안 야구계에 불협화음만 일으키고 큰소리쳤던 프로야구 산업화는 손도 대지 못한 채 퇴임하게 됐다. 문제는 차기 총재다.
오래 전부터 자천타천으로 후임 총재 후보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의 유력 정치인에 줄을 댄 야구인이 있다는 소문이 있고, 원로 야구인 출신이 주변 인물을 등에 업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수도권 구단주 중에 한 명이 총재 자리를 욕심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부 야구인들은 힘 있는 정치인이 총재를 맡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주길 바라고 있다.
누가 돼도 상관없다. 다만 누가 한국 프로야구가 놓여 있는 풍전등화 같은 위기를 구해낼 수 있느냐다. 지금이야말로 KBO 총재의 역할이 중요하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9개 구단은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모기업을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매우 힘든 시기지만 국가에 혜택을 요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몇몇 구단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O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지 않으면 당장 내년 시즌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이 구장 사용료 인하와 세제 혜택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새로 들어올 KBO 총재는 구단의 안정된 수입모델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지금 상황에서 매우 어려운 숙제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버드 셀릭 같은 구세주가 출현하길 기대한다. 버드 셀릭은 미국 메이저리그가 선수노조 파업으로 인기가 급전직하하던 1994년 정식 커미셔너에 취임해 메이저리그를 살린 것은 물론 황금기를 연 인물이다. 그는 2015년 물러날 때까지 사치세 도입, 인터리그 시행, MLB.com을 통한 통합 마케팅, MLB.TV에 의한 중계권 확충 등 재임 기간 메이저리그 수입을 10배 이상 늘렸다. 2016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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