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늘부터 화웨이 반도체 못사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승승장구`…왜?
입력 2020-09-15 10:49 

중국의 '5G 도약' 상징 기업인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15일부터 반도체 부품을 새로 사지 못하게 됐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공고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세계의 전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부터 통신용 모뎀칩, D램과 낸드 같은 메모리에 이르기까지 화웨이의 모든 주요 제품에는 꼭 반도체 부품이 들어간다. 따라서 화웨이는 앞으로 이동통신 기지국,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일부 부품 재고가 떨어지면서 화웨이가 더는 새 제품을 만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에도 계속 지금과 같은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는 존망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협력업체들의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경우는 반사이익 분야도 있다. 5G 부분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서 8조원대의 5G 통신장비를 수주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통신사들이 세계 1위 통신장비사인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따라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삼성전자가 미국 이동통신사에 5G 장비를 나눠서 공급하는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5G 기지국 점유율은 16.6%로 화웨이(32.6%), 에릭슨(24.5%), 노키아(18.3%)에 이어 4위다.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이 13.2%로, 화웨이(35.7%), 에릭슨(24.6%), 노키아(15.8%)에 이어 역시 4위다.
그러나 화웨이가 더 이상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는 점유율늘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성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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