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J푸드빌, 이번엔 진천공장 판다
입력 2020-09-14 15:48 

CJ푸드빌이 생산기지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넘긴다. 알짜 사업부인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 매각 결정에 이어 생산시설까지 잇달아 처분에 나서면서 CJ그룹이 CJ푸드빌을 순차적으로 매각하거나 CJ제일제당이나 CJ프레시웨이에 흡수시킨 뒤 CJ제일제당 중심으로 내식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4일 CJ그룹에 따르면 CJ푸드빌과 CJ제일제당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진천공장 양수도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천공장 양수도에 앞서 CJ푸드빌은 지난해 2월 진천 토지를 CJ제일제당에 102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진천공장을 인수해 가정간편식(HMR) 생산력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은 앞서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현재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와 일반 기업 등을 포함한 5∼6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 매각 예상가로는 2000억원 안팎이 거론되지만 CJ측은 5000억원대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관계자는 "의미있는 매수가격을 제시한 원매수자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된데다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커 거래 성사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2일에는 CJ측이 경기도 모처에서 전국 뚜레쥬르 가맹점주 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났다. 점주들은 사모펀드로의 인수 절대 반대, CJ급 이상의 대기업이 인수하면 전향적 검토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이 푸드빌의 주요 사업과 시설들을 차례로 정리하려 하자 업계에선 CJ그룹이 '푸드빌을 곧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진천공장 외에 푸드빌의 또다른 생산기지인 음성공장은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어서 뚜레쥬르와 함께 매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더플레이스 등 10여 개 외식 브랜드와 N서울타워 등 컨세션 사업만 남게 되는데, CJ그룹이 이를 추가 매각하거나 제일제당이나 프레시 등에 넘겨 푸드빌을 해체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CJ그룹에 있어 외식사업은 갈수록 '앓는 이'가 되고 있다. 외식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CJ푸드빌은 2015년 이후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매출은 2017년 1조4275억원, 2018년 1조3716억원, 지난해 8903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40%나 감소한 셈이다. 영업손실은 2017년 38억원, 2018년 434억원, 지난해 40억원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푸드빌의 뷔페 매장들은 영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빕스(VIPS)와 계절밥상 등은 정부의 고위험 시설 분류에 따른 영업중단 여파로 나날이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빕스는 총 41개 매장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10개점이 영업재개 됐고, 나머지 31개점은 영업중단 상태다.
이에 대해 CJ관계자는 "뚜레쥬르 매각 외에 남은 사업 브랜드들을 어떻게 운영할지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호승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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