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기간산업기금 2조 4천억 원 지급 예정
입력 2020-09-12 10:29  | 수정 2020-09-19 11:04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됐습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밝혔습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오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는 이어 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2조4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천200억 원(80%), 영구전환사채(CB) 인수 4천800억 원(20%)입니다.

현산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여정이 10개월 만에 결국 인수 불발로 끝난 셈입니다.

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그해 12월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천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 원에 사들이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1천772억 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급이 급증하자 현산은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했습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며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채권단이 1조 원 인수 대금 인하의 파격 조건을 제시했으나 현산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됐습니다.

인수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산은 주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뒤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한 적이 있습니다.

채권단은 일단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이후 영구채 8천억 원의 주식 전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9%) 감자 등도 예상됩니다.

채권단은 또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최 부행장은 "컨설팅을 할 때 자회사 매각 등도 검토할 것"이라며 "에어서울, 에어부산이라든지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등 여러 부분도 컨설팅의 범주에 넣어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채권단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경영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최 부행장은 "그룹의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은 9월 말까지 1천100억 원, 연말까지 4천억 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선 1천200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2천800억 원은 정밀 실사를 통해 검증한 후에 관리 및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수 불발로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계약금 반환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금 2천500억 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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