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이노텍·하이트진로…`탄소지수` 기대주
입력 2020-09-11 17:30 
한국거래소가 10월 말 발표할 예정인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에 어떤 종목이 편입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탄소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이면서도 매출이 늘고 있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수 발표로 인한 직접적인 패시브 자금 수급 효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관련주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거래소는 다음달 말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영국 환경평가기관인 트루코스트에서 각 기업에 매긴 탄소효율점수를 바탕으로 산업별·기업별로 편입 비중을 설정해 지수에 반영할 예정이다. 탄소효율점수란 매출 단위당 탄소배출량을 점수화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트루코스트에서 매긴 탄소효율점수를 바탕으로 각 산업군 내에서 상대적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여기에 탄소배출량 등을 충분히 공시한 기업과 아닌 기업의 척도를 나눠 투자 비중을 설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탄소효율이 높은 종목만을 선별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탄소효율이 낮더라도 '저탄소 전환'을 이행하고 있는 기업도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저탄소 전환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투자 비중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증권 전문가들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있으면서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인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LG이노텍 CJ대한통운 하이트진로 한온시스템 현대글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화투자증권과 KB증권 등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탄소배출량이 줄고 있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율성이 높아지려면 매출 단위당 탄소배출량이 낮아야 한다"면서 "매출 증가에도 배출량이 감소하는 대형주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액이 4% 증가했지만 탄소배출량은 14.3%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3% 성장을 기록했지만 탄소배출량은 0.8% 감축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액이 7.9% 증가했지만 탄소배출량은 8.7% 줄었다. 한온시스템 역시 지난해 매출이 20.5% 올랐지만 탄소배출량은 전년 대비 10.2% 줄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8.3% 늘었고 탄소배출량은 3.5% 줄었다.
이 중 LG이노텍 CJ대한통운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예상한 올해 LG이노텍 영업이익은 5880억원이다. 전년 대비 45.9%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도 8.6% 늘어난 9조127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4분기에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되면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주문 배송이 늘며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CJ대한통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3445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하이트진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9.1% 늘어난 202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2.4% 늘어난 2조28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 시장 부진에도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테라'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 발표로 해당 종목에 강한 패시브 자금 유입세가 있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할 때 초반 금액이 200억~300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단기간에 큰 수급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상황이고 민간에서도 거래소 지수 ETF 외에 관련 펀드가 생길 수 있어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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