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교보證 `카겜 광클맨`? 하루만에 72억원 대박
입력 2020-09-11 17:29  | 수정 2020-09-11 19:31
상장 둘째날에도 상한가로 직행한 카카오게임즈 주식의 압도적 물량을 교보증권 창구를 통해 사들였던 특정 투자자들이 다음날 매물을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고액 자산가인 이른바 '슈퍼개미'가 하루 만에 차익 실현을 통해 수십억 원을 벌어들였을 거라는 추정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교보증권을 통해 카카오게임즈를 사들인 순매수량은 38만4539주에 이른다. 뒤를 이어 순매수량이 많았던 메리츠증권이 1만9017주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독식'한 수준이다. 전체 순매수량(41만2342주) 가운데 93%를 차지하는 수치다.
하지만 이른바 '따상상'으로 주가가 오른 이날 판도가 달라졌다. 이날 투자자는 교보증권 시스템을 통해 42만4545주를 순매도했다. 매수 수량은 단 한 주도 없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이 단일 창구로 대규모 매수 물량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정 개인 세력이 특정 창구로 집중돼 매수한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면서 "카카오게임즈 종목을 사들이기 위해 대량으로 매수 주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0일 개장 직후에 교보증권 계좌를 통해 대규모 호가가 두 번 정도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처럼 상장일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종목을 주문하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먼저 빠르게 주문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할 경우 이른바 '광클(미친 듯이 마우스 클릭)',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할 경우 '터치'를 누구보다 빨리 해야 한다는 얘기다. 모두가 상한가 주문을 넣어 가격이 같다면 결국 빨리 넣은 순서대로 주문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전날 카카오게임즈 대량 선점이 가능했던 것은 초대량 주문을 빠르게 넣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을 통해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가 만일 한 사람의 슈퍼개미였다면 계산상 시세 차익 약 71억9087만원을 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 관계자는 "정확히 누가 매수했는지 특정할 수는 없지만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1일에도 상한가로 급등하면서 '따상상'으로 직행했다. 시가총액은 5조9369억원으로 뛰어오르며 코스닥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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