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심상찮은 이낙연 리더십?…`입단속` 당부에도 돌출발언 속출
입력 2020-09-11 16:43  | 수정 2020-09-18 17:37

"몇몇 의원들께서 국민들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이 있는 게 사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때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언급한 발언이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휴가' 의혹 및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카카오(포털) 외압' 구설수 등 여권이 직면한 숱한 구설수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입단속'을 이 대표가 주문한 것이다.
여권이 직면한 논란을 당 지도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다양한 발언을 쏟아낸다면 국민적 혼란 및 공분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도 있음을 이 대표가 인지한 셈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입단속' 주문은 작심삼일조차 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있던 다음날인 지난 10일 설훈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추 장관 입장에서 억울하기 짝이 없을 거다. 당대표는 국민이 아닌가, (추 장관 부부가 민원을) 정식적인 절차로 한 게 아닌가"라고, 11일에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뭐가 뭔지 국민들이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추 장관 아들 의혹은 야당의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당내 초선 의원이자 청년층인 장경태 의원도 10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같은당 윤 의원이 '카카오 들어오라 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포털 외압 논란에 휘말린 데 대해 "(야권의) 말꼬리 잡기, 정치 공세"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 초선 의원은 '언론사와의 전쟁'을 암시하는 목소리까지 냈다. 고민정 의원은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같은당 한병도 의원의 차남 병역 면제를 다룬 일부 언론 보도 관련 "(언론을)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하다"고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관계자는 11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입단속을 주문했음에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소속 의원들의 개인적 견해가 쏟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아직 이 대표의 입단속 주문이 효력을 보려면 조금 더 시간을 두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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