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임명장 직접 준 문 대통령, 격려차 방문한 김종인…비슷한 듯 다른 느낌
입력 2020-09-11 16:15  | 수정 2020-09-18 16:37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를 찾았다.
정은경 본부장에게 신임 질병관리청장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임을 감안, 이례적으로 대통령이 직접 차관급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다.
지난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질본의 질병관리청 승격을 의결한 데 이어 이날 초대 청장인 정 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직접 오송까지 내려갔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 것은 장·차관을 모두 포함, 이번이 처음이다. 또 차관급에게 임명장을 직접 수여한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한 차관급 인사는 유연상 대통령경호처장, 김홍희 해경청장뿐이다. 그만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정 본부장에 대한 신임과 기대감도 크다는 의미도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3주 전 김종인 국민의 힘(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정 본부장 방문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달 21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곳 오송을 찾았다.
그는 당시 정 본부장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국가보건안전부 신설 등을 제안하며 방역 활동을 격려했다.
하지만 여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방역에 주력해야 할 정 본부장에 '민폐를 끼쳤다'고 비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정 본부장이 긴장감을 갖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점을 고려해 문 대통령의 방문과 국회 상임위 출석요구도 자제하고 있다"며 "뜬금 없는 방문은 전형적인 구태 정치"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에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방역체계에 대한 이해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의 엄정한 법 집행 조치를 정 본부장 앞에서 마치 비난하듯이 훈장질한 것은 정말 무식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윤희석 당시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정 본부장과 면담하며 충정 어린 조언을 한 것"이라며 "한가하게 남 탓하며 정치 공세나 할 때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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