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는 `돌봄 걱정 덜어준다`는데…학부모들 "학생들 방치 수준" 불만 고조
입력 2020-09-11 15:36 

"잘하는 곳 말고 못하고 있는 학교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들여다봐야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희연 서울특시교육감과 함께 원격수업 운영 기간에 전 학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서울 은천초를 공개 방문하자 서울의 또 다른 초교 학부모가 내놓은 반응이다.
이날 유 부총리 등은 은천초에서 긴급돌봄 운영 현장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지켜봤다. 교육부는 은천초에 대해 "학교 구성원 간에 긴밀하게 협력해 원격수업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등 학습안전망을 구축했다"며 "학부모님과의 소통으로 자녀교육과 돌봄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있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질 낮은 원격수업 문제와 위태로운 돌봄교실 운영 상황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의 또 다른 학교 초2 학부모인 A씨는 "2학기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늘어날 거라고 기대했는데 달라진 게 없어 실망스럽다"며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아이 얼굴을 보며 출석이라도 불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같은 학부모 호소는 온라인 맘카페는 물론 서울시교육청 시민제안방,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초교 3학년 학부모이자 워킹맘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이건 원격수업이 아닙니다. 언제까지 우리아이들을 방치하실 예정이십니까?'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글을 올려 현재 3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공교육에 편입된 우리아이들은 올 1년 내내 방학"이라며 "전학년이 똑같이 주어진 유튜브 링크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학원들은 이미 지난 3월 발빠르게 움직여 온라인 화상수업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들이 하고있던 수업에 지장이 없게끔 수업을 하고 있는데, 공교육에서는 왜 이뤄지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거리두기 밀집도가 제각각인 학교 긴급돌봄교실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 교육당국 지침 상 돌봄교실 내 밀집도는 실당 10명 내외인데, 이 기준을 두고 20명 미만이면 된다는 학교 해석에 따라 과밀 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 돌봄 전담사는 "10명 내외라는 기준이 모호해 신청이 많을 때면 20명 가까이 올 때도 있는데, 원격수업으로 빈 교실이 너무 많은데도 돌봄교실 한 곳에서 모든 아이들을 수용해 식사도 하고 돌봄도 하는 시스템이다보니 방역할 시간 조차 빠듯하다"고 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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