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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뚜레쥬르 M&A 입찰 ‘흥행 난항’…이름값 무색
입력 2020-09-11 14:09  | 수정 2020-09-12 08:48
뚜레쥬르 중국 충칭 1호점 `베이청톈제` 외관. [사진 제공 = CJ푸드빌]

CJ푸드빌 뚜레쥬르 사업부문(이하 뚜레쥬르) 매각전이 예상과 달리 흥행하지 않는 모양새다. 전략적투자자(SI)들의 불참 속에 사모펀드(PEF)만 입찰에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사업 환경이 악화된 데다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커 거래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날 오전 뚜레쥬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JKL파트너스와 어펄마캐피탈(옛 SC PE), 오퍼스-NH PE 컨소시엄 등 3곳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다. VIG파트너스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으나 입찰에 참여하진 않았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KG그룹은 투자설명서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기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뚜레쥬르란 이름값에 비해 입찰 결과가 저조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거래 대상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사업부문이다. CJ그룹은 인수 후보군과 논의가 진전되면 해당 사업부를 분할할 계획이다. 딜로이트안진이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올 상반기 CJ그룹은 뚜레쥬르 매각설에 대해 적극 부인했으나 지난달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뚜레쥬르가 지난해 초부터 매물로 나와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시장에서는 JKL파트너스의 참여에 주목하고 있다. 식음료(F&B) 사업에 투자 이력이 없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이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뚜레쥬르의 해외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스탠다드차타드금융그룹에서 독립한 어펄마캐피탈은 6년 전 레스토랑 업체 '매드포갈릭'을 인수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 후보군 중 F&B 산업 이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다.

오퍼스-NH PE는 함께 조성한 기업재무안정펀드를 내세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 펀드는 지난해 210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교육업체 창의와탐구와 박문각, 자동차 부품사 서연전자 등에 투자했다. 최근엔 (주)두산 모트롤BG사업부 본입찰까지 완주하며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F&B 업체 투자 경험이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오퍼스-NH PE는 컨소시엄을 꾸리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물색 중이다.
일각에서는 잠재 원매자 중 본입찰까지 완주할 만한 곳이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뚜레쥬르사업부의 부채부담이 높을 뿐 아니라 가맹점 이슈도 불거지고 있어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9일 "CJ그룹은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에 일언반구 없이 일방적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2012년 결성됐으며 40여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주협의회가 가입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2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체지만 가맹점 이슈, 부채부담, 성장 청사진 등 고려해야할 변수가 너무 많다"며 "베이커리 사업에 흥미를 갖고 있는 곳이 많은 데도 투자설명서르 받은 곳이 10군데 이하인 점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뚜레쥬르는 국내에서 연 3000억원, 해외에서 연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둬왔다.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00억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의 희망 가격은 약 3000억원 정도다. 원매자 사이에선 2000억원 이상의 가격은 부담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미 작년 초부터 굵직한 PEF 뿐 아니라 중소형사들이 티저레터와 투자설명서를 받고 검토했던 바 있다"며 "매각 측 가격 눈높이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날만한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EBITDA 대비 6~7배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한 몸값이 적절해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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