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휩쓰는 캘리포니아 산불 `나비효과`…美 금융 위기 일으킨다?
입력 2020-09-11 10:06  | 수정 2020-09-18 10:37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현재 캘리포니아를 강타하고 있는 산불이 주택 가치, 주 관광, 지방 정부 예산에 피해를 주면서 미국 재정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문위원회는 주택이나 관광 수입 타격 등이 지방 정부의 채무불이행과 시장 붕괴를 가져와 크게는 미 경제 악화와 경제 위기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10일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를 지역적인 충격으로 보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자연재해가 경제적 여파를 미칠 수 있는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인 '캘파이어'는 캘리포니아주 1200만 가구 중 약 300만 가구가 높은 산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만약 위험 주택을 지정되면 그 주택은 가치가 떨어져 결국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 위험을 증가시킨다.
채무불이행이 늘어나면 은행과 담보대출증권 보유자 등이 피해를 입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기반한 증권은 2007~2009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적이 있다.
산불 때문에 보험사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최악의 산불을 겪은 2018년 이후 일부 보험사들은 주택보유자들의 보험 갱신을 거부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값비싼 보험으로 갈아타야만 했다.
고가 보험은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즉 산불과 해수면 상승, 강력한 폭풍 등이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니라 주거용 부동산 가치에 점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주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국 그 지역 부동산의 세수를 줄게 하고 채무상환 능력을 저하시켜 채권 채무불이행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도 된다.
관광객이 감소해 관광수입과 숙박관련 세금이 줄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기후 재앙을 우려해 금융 안정까지 흔들릴 수 있다.
CFTC는 "기후 위험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갑자기 바뀌면 자산의 무질서한 재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포트폴리오와 대차대조표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결국 금융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 서부 해안의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십만에이커의 땅이 불탔고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올해 산불로 불탄 면적이 220만에이커(약 8903㎢)로 이미 연간 기록을 경신한 상황이다.
이는 서울 면적의 14.7배에 달한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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