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이 서울을 넘어 인근 경기권까지 확산되면서 자금이 부족한 '전세난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 수요가 경기도로 대이동하는 가운데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는 전세 수요까지 더해져 전셋값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9월 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경기도 전셋값은 0.21% 올라 서울(0.09%)의 두 배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세가 상승률은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 첫째 주 0.29%로 5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상승률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전국 평균 상승률(0.15%)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경기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강남권 출근이 편리한 주거 선호지역이다.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난민'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지역인 만큼 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수원은 권선구(0.45%)를 중심으로 영통구(0.28%), 팔달구(0.22%) 등 전 지역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 광교신도시(영통구)에 위치한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지난 6월까지 5억~6억원 수준이던 전용 84㎡ 전세 시세가 현재 1억원 넘게 오른 7억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자는 "강남권 출퇴근이 편리하고 경기 남부에 직장이 있는 맞벌이 수요도 많다"며 "임대차법이 나온 뒤에는 웬만한 단지 전셋값이 1억~2억원씩 다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용인 역시 신분당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기흥구(0.45%), 수지구(0.42%) 등 전셋값이 초강세다.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용 84㎡ 전세가가 3억~4억원대였지만 현재 호가는 2억원 넘게 오른 6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성남은 판교신도시가 있는 분당구(0.27%)와 중원구(0.34%)가 전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광명·과천시 등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 역시 전셋값이 강세다. 광명시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8월 29일 6억원에 전세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2억원 오른 8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과천에 있는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72㎡는 7월 8억5000만원 신고가로 거래됐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도 청약 거주요건(2년)을 채우기 위한 대기자 수요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정부의 사전청약 발표 이후로 더 과열될 조짐이다. 정부가 사전청약을 예고한 인천 계양구(0.05%→0.22%), 성남 수정구(0.23%→0.24%), 고양 덕양구(0.29%→0.27%), 남양주(0.19%→0.18%) 등의 상승률이 높다. 시장에서는 총 6만가구에 달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수요가 향후 4∼5년간 수도권 임대차시장에 계속 머물면 전월세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전세대란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3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로또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 등 전세 매물을 급격하게 줄이는 임대차법이 발표되면서 수요·공급 간 불균형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전세시장의 수급 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경기도의 수급 불균형은 서울 못지않게 심각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전세수급지수는 185.9를 기록했다. 이 숫자는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0~200 사이의 심리지수로, 100보다 크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수도권 신규 공급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나 줄어든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9월 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경기도 전셋값은 0.21% 올라 서울(0.09%)의 두 배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세가 상승률은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 첫째 주 0.29%로 5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상승률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전국 평균 상승률(0.15%)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경기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강남권 출근이 편리한 주거 선호지역이다.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난민'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지역인 만큼 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수원은 권선구(0.45%)를 중심으로 영통구(0.28%), 팔달구(0.22%) 등 전 지역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 광교신도시(영통구)에 위치한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지난 6월까지 5억~6억원 수준이던 전용 84㎡ 전세 시세가 현재 1억원 넘게 오른 7억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자는 "강남권 출퇴근이 편리하고 경기 남부에 직장이 있는 맞벌이 수요도 많다"며 "임대차법이 나온 뒤에는 웬만한 단지 전셋값이 1억~2억원씩 다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용인 역시 신분당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기흥구(0.45%), 수지구(0.42%) 등 전셋값이 초강세다.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용 84㎡ 전세가가 3억~4억원대였지만 현재 호가는 2억원 넘게 오른 6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성남은 판교신도시가 있는 분당구(0.27%)와 중원구(0.34%)가 전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광명·과천시 등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 역시 전셋값이 강세다. 광명시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8월 29일 6억원에 전세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2억원 오른 8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과천에 있는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72㎡는 7월 8억5000만원 신고가로 거래됐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도 청약 거주요건(2년)을 채우기 위한 대기자 수요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정부의 사전청약 발표 이후로 더 과열될 조짐이다. 정부가 사전청약을 예고한 인천 계양구(0.05%→0.22%), 성남 수정구(0.23%→0.24%), 고양 덕양구(0.29%→0.27%), 남양주(0.19%→0.18%) 등의 상승률이 높다. 시장에서는 총 6만가구에 달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수요가 향후 4∼5년간 수도권 임대차시장에 계속 머물면 전월세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전세대란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3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로또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 등 전세 매물을 급격하게 줄이는 임대차법이 발표되면서 수요·공급 간 불균형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전세시장의 수급 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경기도의 수급 불균형은 서울 못지않게 심각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전세수급지수는 185.9를 기록했다. 이 숫자는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0~200 사이의 심리지수로, 100보다 크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수도권 신규 공급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나 줄어든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