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미국 백악관 국민청원에 올라와 있는 '문재인 대통령 구속 청원'에 "매국을 넘어 노예근성이라 부를만하지 않겠냐"며 탄식했다.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을 구속기소해달라는 일부 극우세력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압도적 1위의 청원 제목이 '미국에 중국 바이러스를 밀수해 퍼트리고 한미안보를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기소하라' (였다)"고 밝혔다.
이어 "10만명 이상이 청원하면 답변하게 돼 있는 홈페이지 청원인이 85만명을 넘었다"며 "백악관 관할도 아니고 답변대상도 아닌 사안이다. 한국 극우세력들의 청원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분노가, 그 다음엔 비통함에 전신이 와들와들 떨렸다"며 "청원 사유의 황당함은 제쳐두고 엄연히 주권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 기소 해달라고 읍소하는 작태에 황망하기 이를 데가 없다"고 개탄했다.
송 의원은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내 모든 이슈를 제치고 이 청원이 1등이라고 한다"며 "이들은 대한민국이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치욕스러움에 얼굴이 벌개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치 조선 말 이완용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짓"이라며 "백악관에 청원을 올린 극우세력이야말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칼을 겨눈 21세기판 이완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합방으로 대한민국 주권을 미국에 갖다 바치려는 미친 영혼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며 "아무리 문재인 정부의 미흡함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헌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기소 해달라고 탄원하는 세력들이 대한민국 태극기를 흔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 청원 게시판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는 지난 4월23일부터 '미국에 중국 바이러스를 밀수하여 퍼트리고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기소 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현재 이 청원에는 이날 오전 8시 36분 기준 약 85만7843여명의 서명을 얻었다.
백악관은 한 달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면 6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준다. 하지만 외국의 정치 사안인 국내 선거나 문 대통령 관련 청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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