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림,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본격화
입력 2020-09-09 16:37 

하림그룹이 서울 양재동에 추진 중인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하림이 구상하는 이 프로젝트는 로봇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첨단 물류기술과 배출 쓰레기 '제로'를 실현하는 친환경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그린&스마트' 복합물류단지다. 총투자금액 5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향후 금융회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 요지에 위치한데다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춰 시내는 물론, 수도권 전 지역 소비자들에게 2시간 이내 배송도 가능해지게 된다. 연구개발과 주거, 상업, 문화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서 시민들을 끌어들이는 랜드마크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림산업은 9일 서울시에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단지 조성을 위한 기본 구상을 공개했다. 양재 물류단지는 2015년 정부가 지정한 6개 물류시범단지 중 하나다. 전체 부지규모만 2만8800평(9만4949.1㎡)에 달한다. 하림산업은 그동안 국토교통부·서울시 등과 개발 방식과 절차를 협의했으며, 서울시가 7월 물류단지 지정 및 개발 절차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하면서 이번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빠르게 심의를 진행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인허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큰 문제가 없다면 내년말 착공해 2025년 말~2026년 중에는 완공도 가능해진다.
하림 관계자는 "비대면 경제활동과 온라인 쇼핑 확대에 따라 급증하는 생활물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물류·유통 인프라와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소비자가 추가 부담하는 비용과 쓰레기 등 여러 문제들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우선 ▲포장 없는 물류 ▲쓰레기 없는 물류 ▲재고 없는 물류를 핵심으로 하는 첨단 유통물류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단지 내 시설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는 지하에 설치된 재활용 처리 설비에 모아 70% 이상을 재활용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음식물·식자재 쓰레기는 발생 즉시 수집해 가축사료·비료 원료 등으로 100%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스나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고 원제품 그대로를 배송해 물류과정 쓰레기도 크게 줄일 계획이다.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물류·유통 전 흐름에 AI·빅데이터 기반 첨단 ICT를 도입, 주문 제품을 생산현장에서 적시에 적량만 공급받고 지체 없이 배송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개념을 도입, 재고도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수소트럭 심야 운행,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 트럭 운영 등 미래기술과 청정에너지 기술도 활용한다.
아울러 물류 로봇·자율배송 등 미래 첨단물류 연구개발 사업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물류·유통 과정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할 계획이다.
양재 물류단지는 지하에 이같은 최첨단 유통물류 시설을 조성하고, 지상에는 업무시설과 R&D(연구개발)시설, 광장, 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을 짓는다. 첨단물류 뿐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들어 일하고 즐기고 쇼핑도 하는 복합몰의 기능까지 추가해 수도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게 하림측 구상이다. 인허가를 감안해 조심스럽지만, 야심찬 계획과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양재 물류단지의 큰 장점은 '입지'다. 서울 강남권이자 수도권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서울시내, 강남권에 이같은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는다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부고속도로 양재IC 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바로 붙어 있어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전 지역에 2시간 내 상품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서울 서초구가 제안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이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양재 물류단지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김 회장은 "식품 생산·제조 뿐 아니라 물류까지 아우르는 혁신적인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신념으로 10여년 전부터 수도권 식품물류사업을 준비해왔고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2016년 현재 땅을 인수했다.
하림 관계자는 "물류·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개념의 그린&스마트 도시첨단물류시설과 R&D 등 지원시설이 조화된 세계적 수준의 복합단지를 만들 것"이라며 "서울·수도권 소비자들에게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생활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승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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