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떨어졌다” 정부가 언급한 아파트, 평균 아닌 ‘일부 최저거래’?
입력 2020-09-09 16:15  | 수정 2020-09-09 16:42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언급된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 사례들 [자료 = 기재부]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최근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거래 사례'는 평균 가격이 아닌 일부 최저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거래가 신고된 날 같은 평형대 다른 물건이 최고가격으로 매매되기도 했고, 또 다른 사례는 매매평균 가격대비 너무 낮은 수준(4억원 이하)이라 '이상가격'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번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언급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사례가 되려 일부 몇 건의 특이 사례를 전체 통계로 본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습 [사진 기재부]
지난 8일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최근 실거래통계 확인결과 가격 상승 사례도 있으나 상당한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서초 반포자이와 송파 리센츠, 마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노원 불암현대 등 최근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실거래 하락 사례를 들었다.
서초구 반포자이(84.94㎡)는 7월 초 28억5000만원(25층)에서 8월 중 24억4000만원(18층)으로 4억1000만원 하락했고,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59.92㎡)도 7월 중 14억원(4층)에서 8월 초 11억원(7층)으로 3억원이 내려갔다.
송파구 리센츠(27.68㎡)와 노원구 불암현대(84.9㎡)도 비슷한 기간동안 각각 2억2500만원, 9000만원씩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왼쪽은 6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사례로 언급된 반포자이 최저가 거래건이 `이상값으로 분류돼 평균계산에서 제외됐다`는 안내. 오른쪽 잠실리센츠의 경우 같은 날 최고가 거래가 신고되기도 했다.[자료 = 호갱노노 캡처]
그러나 9일 오후 확인 결과 이 중 일부 거래는 '이상값'으로 평균 산정에서 제외되는 건으로 분류됐다. 또한 가격 하락건이 신고된 당일에 같은 평형대 저층 물량이 3억원 넘는 가격에 신고되기도 해 큰 편차를 보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호갱노노 자료에 따르면, 우선 서초구 반포자이 84.94㎡의 경우 7월초 28억5000만원(25층)에 거래됐으나 8월중 24억4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고 신고됐다. 그러나 해당 신고일 하루 전날 같은 평형대 17층 물건이 28억원에 팔려 24억4000만원을 하락한 평균값으로 봐야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아파트 실거래가를 볼 수 있는 호갱노노 앱에서는 한때 24억4000만원 거래를 "이상값으로 분류돼 평균 계산에서 제외됐다"는 알림을 띄워놓은 상태다.
송파구 리센츠 27.68㎡의 경우 7월초 11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다가 8월 중 8억9500만원(19층)에 매매됐다고 신고됐다. 그러나 확인해보니 같은 날 같은 평형대 고층물량인 29층 물건이 10억7000만원으로 거래돼 1억75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6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사례로 언급된 마래푸 최저가 거래는 가족 거래로 알려졌다. 오른쪽 불암현대의 최저가 거래가 신고된 날 최고가에 육박한 6억6000만원 거래도 신고됐다. [자료 = 호갱노노 캡처]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59.92㎡)의 8월초 11억원(7층) 물량도 사정은 비슷하다. 해당 건 이후로 같은 평형 물량 6건은 14억~1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게다가 마포구청 등에 따르면 11억원에 실거래 등록된 마래푸 59.92㎡ 거래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족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사례인 노원구 불암현대(84.9㎡)도 마찬가지다. 8월초 5억9000만원(17층) 신고된 날 최고가격인 6억6000만원(19층)도 거래됐다고 알렸다.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마래푸(59.92㎡) 11억원대 물건은 나온 적이 없고 지금도 없다"며 "일부 거래가 최저가로 거래됐다고 시세가 확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후로 거래된 건은 같은 평형대 14억원대이기 때문에 시세를 이 정도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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