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각 무산 수순`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 될까
입력 2020-09-09 15:06 
[사진 제공 = 에어서울]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매각이 무산되면서 곧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만큼 정부는 빠르게 지원에 나설 계획이지만, 결국 재매각에 들어가야 하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몸집 줄이기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매각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는 오는 11일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원 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 전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계약 해지 결정을 공시할 계획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이 12주간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M&A 결렬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인수 무산 후 채권단 산하에 아시아나항공을 둔 뒤 경영정상화에 나서면서 재매각에 들어갈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방안으로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 추가적인 자금 투입은 물론,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는 방향이 가장 유력하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이후 경영진 교체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구조조정의 경우 기안기금을 지원 받을 시 지원일부터 6개월 동안 고용 총량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규모 구조조정보다 자회사 분리매각에 힘이 실린다. 게다가 기안기금으로는 자회사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회사 사정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자회사를 분리매각해 아시아나항공 몸집을 줄이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M&A 때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6개 자회사를 '통매각'하는 방식이었다.
[사진 제공 =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가장 유력한 대상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55%에 그치고 영남권 시장점유율이 높아 기대감도 높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완전 자회사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 불필요한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 노력이 들어가 있어 채권단 관리 아래 노선 정리를 한 뒤 매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M&A도 무산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가 맥을 못 추면서 매각 성사 전망은 밝지 않다. 아시아나항공과 분리되면 항공기 리스와 정비 등 비용 부담도 커진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자회사 분리매각 시 오히려 매물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LCC인 이스타항공이 이미 재매각을 위해 시장 매물로 나온데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항공업계에서 LCC만 떼어내 판매하는 것은 매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우선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상황에 따라 자회사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채권단은 올해 안에 약 2조원을 아시아나항공에 추가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조원 가량을 지원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매월 2000억~2500억원의 고정비가 드는데다, 올해 채권단에게 1조7000억원을 차입하면서 빚이 4조원대로 뛰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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