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속 아닌걸로 하자"…레드불 창업주 손자 증거조작 대화록 유출
입력 2020-09-09 14:32  | 수정 2020-09-16 15:04

'태국판 유전무죄'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레드불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 불기소 논란과 관련해 조직적 비호 의혹을 보여주는 대화록이 공개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인터넷 언론 '이스라 뉴스'가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5)의 2012년 뺑소니 사망사고를 담당한 경찰관들과 검사가 증거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록을 어제(8일) 공개했다고 온라인 매체 카오솟이 오늘(9일) 전했습니다.

대화록에는 이들이 오라윳이 사고 당시 몰았던 페라리의 속도를 실제보다 낮추기 위해 모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대화록에서 익명 처리된 한 검사는 "교수가 계산한 대로 당시 페라리의 속도가 79.22km로 되기를 원한다. 법에는 (도심 내 속도는) 시속 80km를 넘지 못하는 만큼, 그 범위 이내가 되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경찰관도 "교수는 페라리 속도를 79.22km로 계산하는 게 가능했는데, 우리도 그렇게 똑같이 할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계산상 실수로 속도가 잘못 계산됐다고 주장하자는 이야기도 대화록에 나옵니다.

사고 당시 경찰은 애초에는 페라리의 속도를 177㎞로 추산했지만,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량 속도를 79.22㎞로 대폭 줄였습니다.

결국 이는 오라윳을 상대로 제기된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검찰이 7월 말 불기소 결정을 내리는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대화록에 대해 이스라 뉴스 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지시해 설립된 진상조사위원회가 확보해 총리에게 보고한 자료 중 일부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위차 마하꾼 진상조사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오라윳에 대한 기소를 막으려는 음모가 있었다면서, 정부 관계자는 물론 검찰, 경찰 등의 조직적인 비호 및 음모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차 위원장은 대화록에 대해 "어떻게 유출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쁘라윳 총리가 전체 조사 결과 공개를 결정하지 않은 만큼, 대화록이 진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온라인 매체 카오솟은 오늘(9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쁘라윳 총리는 어제(8일) 언론과 만나 진상조사위가 자신에게 제출한 조사보고서는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사보고서 공개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면서 "누가 잘못된 행동에 관여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이뤄졌는지 그것을 비밀로 가지고 간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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