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증시 폭락 예견됐나…유동성장 종료 신호 있었다
입력 2020-09-09 14:17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최근 3거래일 새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일 테슬라(-21.06%), 애플(-6.37%) 등 대표적인 기술주들이 폭락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4.11% 급락했다. 이에 지난 2일 이후 3거래일 동안 나스닥 지수 하락폭은 10.03%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6.59%, 다우존스산업지수는 5.5% 떨어졌다.
이 가운데 8월 중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유동성 장세의 종료 신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금리 반등, 약 달러 제동, 금 가격 반락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에도 각국 정부의 확장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시중에 유동성 공급되면서 미국을 비롯해 국내 증시에서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바 있다. 이러한 단기 유동성 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첫 번째 신호는 시장금리의 반등이다. 미 채권 금리는 지난 3월 유동성 경색 우려에 따라 단기 급등한 후 같은 달 20일을 기해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 유동성 장이 펼쳐지자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모두 가격이 오르면서 채권 금리도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달 하순 미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이 같은 추세도 주춤한 상태다. 미 국채 30년 물 금리는 8월 초 1.19%까지 떨어졌다가 월말에는 1.52%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말 이후 한국은행의 국채매입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채권 금리가 V자 반등세를 그리는 등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 약 달러에 제동이 걸린 것도 유동성 장세가 한풀 꺾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 인덱스는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진 탓이다. 그러나 미 달러 인덱스는 8월 내 횡보한 데 이어 9월 들어 단기 반등하는 모습이다.
세 번째로 금 가격 랠리가 멈춘 것도 단기 유동성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신호다. 연 초 온스당 1500달러 선이던 금값은 7월 들어 고공행진하며 8월 초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국제 금값이 다시 주저앉으면서 8일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 10월 금 선물을 기준으로 온스당 1933.3달러를 기록 중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매크로팀 책임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코로나 충격에도 통화 및 재정정책에 더해 가계와 기업이 선제적인 대출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됐다"며 "하반기 들어 공공발 유동성 공급이 둔화되면서 채권금리 반등, 약 달러 제동, 금 가격 반락 등 유동성 장세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말까지 연준의 추가 재정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추가 유동성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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