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흥행` 카카오게임즈 상장 D-1, `따상` 가능할까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세운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시장 데뷔가 임박했다. SK바이오팜의 전례처럼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직후 주가 급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한국거래소는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신규 상장을 승인해 이틀 뒤인 10일부터 코스닥에서 매매거래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는 패스트트랙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수개월간 이어진 감리 작업과 기대 이하의 기업가치 탓에 상장을 미뤘다. 두번째였던 이번 상장 도전에서는 눈높이를 낮추면서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공모에서 대흥행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27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IPO 사상 최고인 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은 국내외 총 1745곳으로, 국내 공모 기업 중 최다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은 더욱 뜨거웠다. 주관사 3개사가 접수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청약 통합 경쟁률은 1524.85대 1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를 받기 위해 모인 청약증거금은 무려 58조5543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6월 SK바이오팜이 세운 최대 증거금 기록 30조9899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카카오게임즈는 IPO의 흥행세를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8조원의 청약증거금 대부분이 환불돼 대기수요가 넘쳐나고 있고, 대어급 IPO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도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첫 거래일인 10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동시호가를 접수해 시초가를 결정한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상장 첫날 시초가는 4만8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에 개장 이후 시초가의 30%로 가격제한폭이 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가 되고 개장 이후 상한가를 찍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면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 종가는 6만2400원이 된다. 주당 2만4000원짜리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16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현재 장외에서 7만원이 넘는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따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시장은 다소 신중한 반응이다. 주가 급등이 예견되긴 하지만 '따상상상'을 기록한 SK바이오팜 수준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다.
일단 수급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 매도 가능한 주식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22.6% 수준이다. 반면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발행 주식 총수의 13.06%만이 풀렸다.
밸류에이션도 부담이다.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6만2400원까지 오르면 상반기 실적을 연간으로 환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79.5배에 달한다. 엔씨소프트 19.4배, 펄어비스 13.3배, 컴투스 13.2배 등 다른 게임사에 비하면 월등히 고평가인 셈이다.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이슈가 있는 넷마블 정도가 PER 70배 이상에서 거래 중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대체로 3만원선이다. 최근 대신증권이 3만3000원, 메리츠증권이 3만2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SK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기업가치를 2조780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2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주가로 환산하면 각각 3만8000원, 3만원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 대비 합리적인 공모가, 수요예측 신청 수량 비중 대비 낮은 실제 배정 미확약 물량, 국내 IPO 시장 열기 등을 감안할 때 상장 초기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다만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재 장외 주식 가격인 7만7000원, 시가총액 5조6000억원은 상장 초 단기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수준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