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톤 테트라포드가 터널 안 까지…울릉도 잇딴 태풍에 초토화 `망연자실`
입력 2020-09-09 13:32 
태풍 마이삭의 강풍과 폭우로 지난 4일 울릉도 통구미~남양 구간 도로에 파도를 막는 해상구조물인 테트라포드가 올라와 있다.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동해안을 강타하면서 울릉도가 초토화됐다.
섬 곳곳에 태풍이 남긴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주민들도 망연자실하고 있다.
9일 울릉도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지금까지 4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액(354억원)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 피해 규모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는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피해액만 집계한 것으로 제10호 태풍 '하이삭'으로 인한 피해까지 추가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잇따라 울릉도를 덮치면서 주요 항구와 도로 등 주요 시설도 상당수가 파손됐다. 섬 주변을 잇는 일주도로마저 파손돼 주민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사동항 방파제 220m, 도동항 방파제 20m가 떠내려갔고 남양항 방파제 100m도 넘어지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50톤 무게의 테트라포드 2개도 파도에 밀려 통구미와 남양을 잇는 터널 안까지 밀려들어 와 터널까지 막아놓은 상태다.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의 강풍과 폭우로 울릉도의 도로 곳곳이 파손돼 있다.
울릉군은 터널 안까지 테트라포드가 들어오자 피해 복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울릉군에는 이를 꺼낼 수 있는 중장비가 없어 테트라포드를 일일이 파손해 꺼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선 10여척도 바다에 침수되거나 크게 파손돼 일부 어민들은 생계 유지에 큰 어려움도 겪게 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경북도와 울릉군은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하기로 했다. 특별재난지역은 대규모 재난으로 큰 피해를 본 지방자치단체에 국비 지원으로 재정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포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50∼80%를 국고에서 지원해준다. 울릉군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줄이고 조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도 잇딴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울릉도를 이날 오후 방문한다. 정 총리의 울릉도 방문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문성혁 해수부장관 등도 동행한다. 정 총리 등은 태풍피해가 가장 큰 사동항을 찾아 김병수 울릉군수로부터 피해사항을 보고 받고 피해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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