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發 고용시장 `비명`…쉬었음·구직단념자 `역대최고`
입력 2020-09-09 10:25  | 수정 2020-09-16 10:37

고용한파가 장기화되면서 일할 능력이 있어도 그냥 쉬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인구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86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3만4000명(3.3%) 증가했다. 통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후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반면 경제활동인구(2824만4000명)은 23만6000명(-0.8%)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아예 없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년동월대비 22만5000명(10.8%) 늘어난 24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쉬었음'은 일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사, 학업, 육아, 심신장애 등의 이유도 없는데 그냥 쉰 경우를 뜻한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단념자' 역시 68만2000명으로 2014년 1월 통계작성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응답자는 당장은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혀 실업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구직활동을 시작하면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실업률이 높아진다.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직장은 있지만 일시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복직 예정인 '일시휴직자'는 84만6000명으로 2014년 8월(87만8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끝내 직장에서 밀려날 경우 바로 취업자에서 실업자로 편입되기 때문에 일시휴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업률 상승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이 아직 고용동향 수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지난달 16일부터였는데 통계조사기간은 9~15일이어서 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9월에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임시일용직·자영업자 등의 어려운 고용 여건이 지속되는 등 고용시장의 하방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영향이 9월 고용동향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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